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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세티아, 최악의 기획력>

항목.  
갈래. RPG.
개발사. 소프트라이.
감독. .
시스템 엔지니어&메인 프로그램. 김황석.
도구 디자인&전투, 효과. 장석규.
게임 디자인&캐릭터 그래픽. 김지현.
시나리오. 김영내.
메인 그래픽. 이태년.
캐릭터 디자인. 이경선.
맵 그래픽. 문혜정.
전투 디자인. 김재진.
효과 디자인. 조연정.
도구 프로그램. 정동현.
프로그램. 김석호.
음악. 쥬크박스.
발매시기. 19951.
필자의 평가 등급. D.
 
시스템 : .
 
시나리오 : .
 
그래픽 : ★★★.
 
사운드 : ★★.
 
총점 : 1.5(1.5)

 

 

 

 

. 들어가며.

 

<마법의 향수>를 클리어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이 작품보다 나쁜 국산게임이 많을 것이라고......, 사이비 SRPG였던 <파이널 택틱스 2>를 제외하고, 기획 자체에 이 정도의 악의를 느낀 게임이 일찍이 잘 없었어요. 있다면 <파랜드 오디세이 2>정도인데, 그 게임도 초반부터 이 정도의 악랄함을 보여주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 게임에 대해서는 잠뿌리님께서 상세하게 설명을 해놓으셨고, <파이널 판타지>시리즈, <로멘싱 사가>시리즈의 표절에 대해서는 그 쪽을 참조하시면 될 것 같아요. 솔직히 그러한 표절행위도 현시대에서는 욕을 먹을 만한 행위였지만, 표절이라도 제대로 하면 적어도 할 만한 게임이 나오지 않았겠습니까? 이 작품은 <파이널 판타지>에서 ATB를 가져왔지만, <파이널 판타지>시리즈가 가지고 있던 JRPG에서의 기본적인 유저배려는 도입하지 않았어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만들었는지 상당히 궁금할 정도입니다.

 

다른 JRPG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할 많은 것들이 이 게임에는 존재하지 않아요. 이것이 90년대 중반의 국산 RPG의 특징이었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만, 이 게임은 무성의함이 너무 나갔다는 느낌이 듭니다. 서론부에서 밝혀 두지만, 후술할 시스템적 미비 때문에 치트 오메틱을 사용해서 플레이했음을 알려드립니다. 물론 그 당시 자력으로 이 게임을 클리어 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이 게임의 초반부와 최후반부에는 도저히 자력으로는 클리어가 불가능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럼 리뷰 시작해 볼게요.

 

. 시스템.

 

(1)당연한 것들의 부재.

 

1. 여관.

 

    

 

 

<이벤트 상으로 갈 수 있는 여관은 저기 [쉬능곳]이 유일합니다. 주인장이 여기는 쉬는 곳이고, 쉬하는 곳은 뒤에 있다는 개드립이 치기도 하죠.>

 

JRPG에서 여관은 고단한 여정의 피로를 풀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장소입니다. 이는 <드래곤 퀘스트>로부터 존재가 당연시 된 장소였고, 유저들은 게임 진행에 어려움을 느낄 때 마을에 있는 여관에서 재충전을 하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에는 여관이 없습니다. 그럼으로서 게임의 난이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2. 회복 마법.

 

이 게임에는 여관도 없고, 회복 마법조차 없습니다. 조합 시스템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회복마법은 필요 없다는 건가요? 여관도 존재하지 않는데?

 

3. 조합 아이템.

 

    

    

 

 

<솔직히 정상적이었어도 짜쯩났을 시스템......, 뭔 mmorpg도 아니고......,>

 

초반부에는 가장 낮은 능력치의 포션계열 아이템인 [포션]을 만들 수 없습니다. 진진장로의 의뢰를 받아 포인세티아의 씨앗을 구해 주인공 메빌의 아버지인 포첼 대제가 살았던 푸른 성의 꽃밭에다 포인세티아를 심어야 꽃의 요정 키키가 나오고 조합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합 아이템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아니고, 중반이나 돼서야 조합으로 각종 회복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만큼 솔직히 별로 쓸모 있는 기능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게임의 후반에는 포션 중 가장 좋은 효과를 지닌 [라이트 힐]포션이 거의 100개 이상이 필요한데, 이것을 조합으로만 만들려고 하면 얼마나 노가다를 해야 할 지 감이 안 잡히더군요. 조합이라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세련되어 보이고 싶어 했겠지만, 보기좋게 실패했습니다.

 

솔직히 포션 같은 기본 아이템은 일반 전투로 수급이 가능하도록 만든 뒤에, 높은 수준의 아이템이나 버프, 디버프 아이템을 조합하도록 했었다면, 제작진의 의도가 먹혀 들어갔을 것 같네요. 하지만 이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서 버렸다고 생각되는 많은 기본적인 시스템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이 게임은 말 그대로 불지옥 난도의 게임이 되어버렸네요.

 

4. 세이브 포인트.

 

    

 

 

<이것만 도처에 많았어도 게임이 한결 편했을 거라고 봐요.> 

 

개인적으로는 PC게임 같은 경우에는 세이브 포인트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상당히 나쁘다고 생각이 되요. 저장 공간이 부족했던 콘솔의 단점을 매우기 위해 만들어진 세이브 포인트 시스템은 저장 공간이 상대적으로 넉넉한 PC용 게임에서는 불합리하다는 것이죠. 실재로 89년 발매되었던 <영웅전설 >같은 작품도 던전 내 상시 저장을 가능하게 했구요.

 

세이브 포인트 시스템의 도입여부와 별개로 이 게임의 던전에는 세이브 포인트를 찾아보기 힘들어요. 후반부의 큐피드성 같은 경우에 던전이 20층이라 상당히 복잡한데, 세이브 포인트는 없다시피 해 정말 제작진이 악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 게임이 표절[벤치마킹]한 스퀘어 계열의 게임의 경우 정말 어느 정도만 움직이면 세이브 포인트가 있다는 점에서 황당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세이브 포인트의 경우 체력과 마나를 모두 회복할 수 있다는 정도였습니다.

 

5. 길거리 아이템과 후반부 상점.

 

    

    

    

 

 

<통상적으로 이 게임에서 다른 게임에서는 아이템 상자가 있을 자리인 집안이나 던전 안 성 안 등 어느 장소든 아이템 상자 혹은 아이템을 찾기가 힘듭니다. 집 안의 아이템의 경우 초반에 주인공의 집에 있는 2개의 보물상자가 다 이며, 보물 찾기 이벤트 때 마을 내부에서 상자를, 던전 내부에 있던 포인세티아 씨앗 한 번 필드맵에 있던 MP회복 아이템 한 번이 보물상자의 모두였던 것 같아요. 다만 HP나 MP를 회복하고자 한다면 중반쯤에는 이 작업이 할 만한데, 이 게임이 금전 수급률이 좋고 빵이나 고기 등 음식 아이템의 가격이 싸서, 체력이나 마력의 회복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마지막 스크린샷은 무기점의 태업으로 무기를 부추를 끝까지 장착하지 못했던 비운의 영웅 아스티나입니다.>

 

이 게임은 조합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한 이상, 필드나 던전 내부, 마을의 집 안 혹은  길거리에 보물상자 등을 상당수 배치해 조합용 아이템의 수급이 조금이라도 원활해질 수 있도록 안배했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더군요. 후반부에는 상점에 제대로 된 아이템을 파는 경우까지 약간 줄어드는데 이것도 스트레스 요소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주인공 파티의 최종 무장이 상당히 이른 시기에 끝나고, 그 이상 강한 장비를 구할 수 없으며, 당연히 합성으로는 무기를 만들 수 없습니다.

 

후반부에 좋은 무기를 장착해 주인공을 강화시키려는 노력이 불가능한 것이죠. 마지막으로 갈 수 있는 무기상에는 부츠 아이템을 팔지 않는데 때문에, 마지막 동료인 아스티나는 마을을 돌아서 가지 않는 이상 부츠 아이템이 없어 턴이 늦게 돌아오는 패널티를 가지게 됩니다. 이럴 것 같으면, 캐릭터들이 처음 동료로서 합류할 때 기본 장비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그런 배려조차 없습니다.

 

(2)전투시스템.

 

1. ATB.

 

    

    

 

 

<파이널 판타지의 경우 ATB Bar가 차오르지만, 이 게임의 경우 캐릭터를 감싼 빛무리가 올라오는 듯한 형태로 게이지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게이지가 차면 오른쪽 구석에 커맨드가 뜨는 형식입니다. 4번째 스크린샷은 소환수 스크린 샷인데, 파이널 판타지의 만세삼창 연출을 따라했다고 해서 올려보았습니다. 다만 이 게임이 굳이 소환수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는 것도 웃긴게, 레벨이 오르면 배우는 마법같은 것이고, 마법의 향수처럼 거금을 주고 사거나, 특수한 이벤틀를 통해 소환수를 획득하지 않기 때문에 감흥이 없어요.>

 

ATB의 경우 캐릭터의 민첩성에 따라 게이지가 차오르는 속도가 달라, 공격 차래가 달라지고, 커맨드 입력시에도 적측의 ATB게이지가 차오르므로, 상당히 역동적인 전투가 가능한 시스템입니다. 보통 커맨드 입력을 한 뒤 지켜보기만 하던 전투양상에서 벗어나 전투의 매순간 집중하게 만드는데 일조하는 시스템인데, 이 게임에서 이것을 도입해서 안 그래도 어려운 게임의 난도를 올려버렸습니다. 사실 스퀘어에서 ATB에 대한 특허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정말 소프트라이를 고소해서 파산시켜버려야 했었다고 혼자 생각 했었습니다.

 

2. 레벨 스케일링.

 

    

 

 

<FF8의 전투 메뉴에서 보시듯이 굳이 레벨이 아니더라도 드로우를 통한 정션과 가디언포스로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게 만들었는데, 이 게임은 그게 아니니......., 그나마 얼음대륙의 저 몬스터가 다른 지역의 몬스터들과 다른 유일한 케이스입니다.>

 

이 게임의 난도를 결정적으로 치솟게 만든 시스템으로, 아군의 레벨이 오를 경우 적의 레벨이 상승하는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이 적용된 가장 유명한 게임으로 <파이널 판타지 8>이 있는데, <파이널 판타지8>의 경우, 노가다를 억제시키고, 스토리를 즐기게 하기 위해 레벨업 이외의 능력치 강화수단을 만들어 놓은 경우였지만, 이 게임에 그러한 안배는 당연히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게임에는 정상적으로 플레이할 경우 반드시 노가다가 필요한데, 조합 아이템을 모으는 데에도 필요하고, 게임의 종반부에 보스 몬스터의 화력을 견디기 위해, 혹은 더 강한 공격 커맨드를 꺼내기 위해 필요합니다. 이 작업을 하지 않으면, 후반부 아군의 민첩성 보다 강한 적이 나와 무혈전투가 불가능할 때, 상당히 애로사항이 꽃피게 됩니다. 회복아이템은 없고, 서러 가기도 힘든 상황이고, 적이 주는 데미지는 어마어마한 수준이고......., 도저히 해쳐나올 길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더 분노가 쌓이고 실소가 나온 부분은, 이 게임의 레벨 스케일링은 유저들을 배려해서 게임에 몰입하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닐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죠. 물론 제가 개발진의 머리 속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영화처럼 메이킹 필름이나 인터뷰도 남아 있지 않아 [이런 의도 때문에 이렇게 만들었다]고 확언할 수는 없습니다만.......,

 

이 게임은 몬스터의 디자인이 귀찮아서, 레벨 스케일링을 도입하였습니다. 이 게임의 초반부를 살펴보면, 극 초반부터 상당히 다양한 몬스터의 숫자에 감탄하게 됩니다. 15가지 쯤 되는 몬스터들이 플레이어를 반겨주게 되는데......, 게임을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그 감탄은 황당함으로 바뀌게 됩니다. 초반부에 나온 몬스터가 후반부까지 계속 등장합니다. 예외가 있다면 빙성 주위의 눈오는 대륙에는 얼음으로 만든 몬스터가 하나 추가되어 등장합니다.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보통 일반 필드나 던전에는 적, , 녹의 슬라임이 등장하는데, 빙성 주위에는 청 슬라임이 등장하는 정도? 정말 몬스터의 바리에이션은 위 15가지 정도가 다입니다.

 

일반적으로 게임에서는 게임이 진행될수록, 강한 몬스터가 등장해야 하고, 그 강함을 어필하기 위해 새로운 디자인의 몬스터가 필요하기 마련이라, 게임 개발자들의 경우 디자인을 새로 넣기가 여의치 않을 때, 팔레트 스왑을 해서 색을 조금 바꾸더라도 이름이 다른 몬스터를 만들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귀찮고, 강한 몬스터는 만들어야겠고, 고심 끝에 넣은 시스템이 레벨 스케일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얍삽한 수단인 것이죠.

 

3. 일반 공격의 다양한 바리에이션.

 

    

    

 

 

<일반 공격의 종류가 많은 캐릭터는 6개정도입니다. 반면 마법의 개수도 그 정도에다 마법은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가 메빌과 비젠뿐이라 마법의 비중이 상당히 적은 측에 속합니다.>

 

다른 게임은 캐릭터가 성장할수록, 스킬이나 마법을 배우게 됩니다. 이 게임의 마법이라고 해봐야 별 거 없는데, 대신 일반 공격이 증가합니다. 일종의 스킬 개념이 일반 공격으로 대체된 것이라고 봅니다. 위력이 높은 공격을 할수록 ATB게이지가 늦게 차오르는 특징이 있는데, 이것 때문에 게임이 어려워지는데 약간 일조했다고 봅니다.

 

(3)초반부 플레이에 대한 소고[溯考]

 

    

    

 

 

<초반부 난도는 상당히 끔찍합니다.>

 

이 게임의 초반부 플레이는 그야 말로 최악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HP관리 자체가 너무 힘들었고, 레벨을 올려서 체력을 올려봐야 적들의 공격력이 어마무시하게 올라가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 HP를 풀로 올려봐야 적의 공격 2-3방 정도에 계속해서 쓰러져버리는 주인공을 보게됩니다. 어이가 없었지요. 게다가 이 게임은 주인공만 사망하면 게임 오버가 되는 시스템인지라 HP관리를 하다가  그야 말로 피가 마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을과 던전 3개를 지나 -중간에 HP회복 수단은 특별히 없습니다. 게다가 전체공격을 사용하는 적도 2종류가 등장합니다. - 드가 마을로 가게 되면 독 안개가 퍼져 가뜩이나 10분의 1수준인 아군의 체력이 서서히 닳습니다. 그 뒤에는 첫 보스전을 치러야 합니다. 그야말로 몰아침만 있는 최악 수준의 난이도였습니다. 어떻게 이 구간을 넘기라고 이렇게 만들었는지 미스터리였습니다.

 

. 스토리.

 

    

    

 

 

<전개 자체는 왕도를 따르고 있지만......,> 

 

한마디로 말하자면 디테일이 심히 좋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동료들을 만나고, 게임의 키 아이템인 성천검을 완성시키기 위해 4개의 보석을 수집하고, 최종적으로 보스를 쓰러트리게 되는 구조는 JRPG의 왕도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으로 <파이널 판타지>4개의 크리스탈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대사 자체가 한심한 수준이며, 마지막의 사랑 드립 때문에 너털웃음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서사나 연출이 상당히 부족하고, 대사 자체가 어린아이 중에서도 저연령 층에게 어필할 만한 유치한 대사만을 골라 쓴 느낌이 듭니다. 처음 메빌이 마을 뒷산의 동굴에서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고, 성천검과 망토, 팬던트를 얻게 되는 부분에서, 주인공의 좌절을 조금 더 표현해야 스토리의 몰입감이 살아나는 부분에서 뜬금없이 [좋아! 이것이 운명이라면, 당당히 맞서는 거야!]라는 대사를 외칩니다. 다른 게임이었다면, 조력자인 헤드론을 만나 위로를 받은 뒤 정신을 차리는 장면을 넣었을 것 같습니다. 이후 게임의 이야기 전개 자체가 이런 식으로 중간 과정을 생략한 뒤 결론만을 말하는 식으로 휙휙 진행되어 몰입이나,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죽을 때는 죽어야 이야기가 완성된다라는 입장이지만, 안죽여도 될 캐릭터들을 괜히 임팩트를 부여한답시고 죽인거 같아 눈살이 찌푸려지더군요. 게다가 빙성왕을 죽여버리고 딸인 비젠까지 죽여버린다는 것은 왕위계승권이 있는 왕위계승자 지위의 공백을 의미합니다. 도대체 얼음대륙은 어떻게 통치를 하라고 양 부녀 다 죽여버렸는지 참 어이가 없더군요. 하긴 이 유치하면서 잔혹한 잡탕같은 게임을 만들면서 그런 것을 생각했겠나 싶네요.>

 

중간에 동료인 무무가 적의 간부인 프르토의 습격에서 메빌을 지키다 사망했을 때, 해계의 일반 필드 BGM인 신나는 곡이 나오면서 몇 마디 한 뒤, 평소처럼 농담 따먹기를 하는 주인공 일행과 악당 프르토를 보았을 때, 분노를 느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 5>의 갈러프 도의 죽음처럼 드라마틱한 죽음을 연출할 수 없더라도 적의 많은 수를 혼자 막다가 사망한다거나 하는 이벤트 정도는 만들었어야 하는 건데, 너무 허무하게 기습에 의해 한방에 사망하고, [로츠 공주님을 잘 부탁드립니다.] 따위의 유언도 남기지 않습니다. 후반부에 가서야 메빌이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서술 문단이 약간 어긋나버렸지만, 비젠 공주의 애정라인을 살펴보자면 이해가 안갑니다. 게다가 얼굴 한 번 본적없고, 그렇다고 부모님으로부터 약혼에 대한 사실을 주입받은적도 없는 메빌이 옆에 있는 미녀를 두고 바보 같은 대사를 내뱉는 것을 보면 도대체 제작진들이 사랑이나 해봤는지 궁금해지더군요.> 

 

여성 동료인 비젠 공주의 아버지인 빙성왕 또한 허무하게 세상을 하직할 뿐 아니라, 지도자가 없는 빙성 또한 신하들에 의해 섭정 없이 방치됩니다. 웃긴 것은 아무런 이벤트 등이 없었는데, 비젠공주가 여행에 지쳐 쓰러지는 이벤트가 발생하면서 그녀가 메빌을 좋아하는 것이 나오는 것입니다. 중간에 아무런 개인적인 접점도, 특별한 이벤트도 만들지 않았는데, 이 여자가 왜 그러는 건지 이해가 안 갔습니다. 게다가 주인공 메빌이 게임 내에서 하는 대사들을 가만히 들어보면 지나가는 찌질이 이상도 이하도 아니거든요. 차라리 해계의 왕자인 아스티나와 접점을 만든 뒤 둘을 이어줬다면 문제가 없었을텐데요. 둘 다 왕자이고 공주이니 접점이 있었을 확률이 높거든요.

 

저는 무무나 빙성왕의 죽음도 전혀 죽음을 연출할 필요가 없었던 그야말로 개죽음이라고 보지만, 뒤에 등장하는 아스티나의 동생 리드의 죽음이나, 그 과정에서 리드가 읊던 장난조의 대사 또한 필요 없다고 봤습니다. 애초에 아동 대상의 게임이었을 텐데 굳이 주인공 일행의 친지를 이유 없이 죽여야 했을까요? 웃긴 것은 주인공 일행이 독을 마시고 쓰러지자 키키를 불러 해독을 한 뒤 살아나게 하고, 시기상으로 약간 앞서 죽은 리드는 살리지 못했다는 건데, 애초에 정의를 수호하는 목적으로 모인 일행이라면, 리드가 죽기 전에 한꺼번에 해독해도 별반 무리가 없었을 텐데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게임의 최종 시점에 가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집니다. 일행의 홍일점이었던 비젠공주가 로츠 공주를 지키기 위해 사망하고, 심지어 아스티나만 슬퍼할 뿐, 최종보스인 카랴얀을 쓰러트린 뒤 메빌은 그 당시 처음만난 약혼녀 로츠 공주와 사랑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멜로 드라마를 찍습니다. 비슷한 케이스가 <영웅전설>의 세리오스와 다나 그리고 소니아입니다. 세리오스는 자신의 약혼녀 다나와 이어지고, 동료 소니아는 세리오스를 연모하는 구도가 연출되지만, 세리오스는 어려서부터 왕자 신분이었고, 다나의 존재를 알고 있었습니다. 게임 중간에 다나와의 이벤트도 있지요. 납득이 갑니다만......., 메빌이 아파하는 비젠 공주를 뒤로하고 [아 내 약혼녀는 어떤 사람일까?]할 때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최후에는 거의 초반부터 여행을 함께해 온 주인공의 숙부 헤드론까지 사망하죠. 정말 시나리오를 왜 이렇게 작성했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현실에서는 물론 자연사와 변사, 변사 중에서도 어이없는 죽음이 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언제 어떻게 사망할지 모르니까요......, 하지만 문학작품 속 -이 경우 시나리오- 속의 죽음은 되도록 아름다운 편이 좋습니다. 캐릭터를 죽이더라도 연출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죽이는 것과, 아닌 것과는 차이가 상당히 큽니다. <창세기전> 시리즈의 수많은 죽음이 아름다운 이유는 멋진 연출과 멋드러진 대사 때문입니다. 이 저능아 같은 개그 센스를 가진 대사로 도배된 게임에서 [죽음의 미학]이라니......., 정말 당황스럽네요. 이 게임을 하면서 어린 아이 같은 대사 때문에 오글거린적이 한 두 번이 아닌데......,

 

. 그래픽&사운드.

 

(1)그래픽.

 

    

 

 

<여러가지 그래픽적 요소를 살펴보면 여태까지 리뷰한 93-95년도의 게임 중에서는 좋은 측에 속하지 않나 싶어요.> 

 

95년 게임 국산게임 치고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건물 등에 그라데이션도 적절히 들어가 입체감을 주고 있고, 색감이 어두운 것이 흠이지만, 그것이 칙칙한 느낌을 주지는 않아요. 전투 연출 또한 훌륭한 수준이고, 적어도 스킬과 같은 일반 공격의 연출은 상당히 멋인다는 느낌을 주는데 성공했고, 캐릭터의 표정 묘사 또한 익살스러워서 볼만했거든요. 잠뿌리 님은 이 게임의 그래픽이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보다 나쁘다고 하셨지만, 개인적으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보다는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생각됩니다. 도트가 그야말로 꿈틀거리던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의 연출방법과 그래도 사람이 표정을 짓는 것 같은 이 게임의 연출은 격이 다르거든요.

 

(2)사운드.

 

사운드는 대체로 평이한 느낌이지만, 베틀 BGM만큼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이벤트 시 특별 사운드를 만드는 등의 노력이 부족해서인지 이벤트적으로는 문제가 있습니다.

 

. 나가며.

 

 

 

<전투의 횟수가 표시된다거나, 레벨 노가다가 옅다거나 하는 특징적인 면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아니라서 글을 마치면서 적네요.>

 

가히 시스템적으로는 제가 해본 JRPG중 최악의 게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솔직히 이 시기의 국산게임들은 하나같이 한국어판이라는 것을 볼모로 게이머들의 지갑을 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비열한 것이지요. 하나같이 멀쩡한 -혹은 평범한- 게임은 없습니다. 옆 나라였다면 쿠소게로 악명 높았을 게임만을 계속해서 플레이를 한 국산 게이머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이게 왜 <창세기전> 시리즈가 여러 가지 표절, 시스템적 미흡에도 불구하고, 그렇게까지 찬사를 받았는지 온전히 이해했습니다. 아무리 우리나라가 게임을 만들어 본 사람들이 일천한 나라였더라도 적어도 게임을 기획할 때 이러한 문제가 있음을 알았을 것이고, 이러한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도 당연히 알았을텐데......,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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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hibal.tistory.com/380 →파이널 판타지 10-2의 스크린샷을 가져왔습니다.
http://playwares.com/gametalk/41599959 →파이널 판타지 8의 스크린샷을 가져왔습니다.

http://caswac.tistory.com/entry/포인세티아-2→ 초반부 보스전의 스크린샷을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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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세티아 공략을 쓰신 물개님, http://ihoo1836.dothome.co.kr/pc/poins.htm

의 주인장님 덕분에 이 게임을 클리어 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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