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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아군, 사이코패스 언니의 동생 괴롭히기>

 

 

항목.

 

편성.

일본 NTV.

감독.

나카지마 사토루.

각본,

오키 시즈카.

원작.

히지리 치아키.

출연진.

시다미라이.

야마다 유.

무카이 오사무.

혼고 카나타.

 다나카 요시코 등.

필자의 평점.

시나리오 : ★★★.

 

 

Ι. 들어가며.

 

 

 

 

 

<여왕의 교실> 많이들 애청하고 계신가요? 일본에서도 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좋은 드라마인데, 한국에 수입되었죠. 저는 <여왕의 교실>을 본 후, 주연이었던 시다 미라이(志田未來)라는 배우의 연기력과 동글동글하고 착한 외모에 반해, 이 드라마를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네이버 블로그 시절 저를 기억하고 계신 분이 있으시다면, 공감하시겠지만, 저는 여성우월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하나의 마초주의자가 된 인간입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봤습니다.  

 

 

    

 

<여왕의 교실에서도 엄청난 괴롭힘을 당하고도, 훌륭하게 그것을 극복하는 심지 강한 아이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정의의 아군> 멋진 제목이지 않나요? 저는 처음 <여왕의 교실>에서도 성모와 같은 역할을 맡았던 시다 미라이가 <정의의 아군>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확실히 드라마에서도 시다 미라이의 비중이 더 많으니까요. 드라마를 켜 본 뒤 깨달았지만, <정의의 아군>은 극 중 시다 미라이가 맡은 역할인 나카타 요코의 언니인 나카타 마키코를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누가 보더라도 아군이 아니라 적군 같습니다. 드라마의 초반 부분부터 동생인 요코의 험담을 늘어놓아, 커플 사이를 갈라놓으니까요.

 

 

 

    

 

<시다 미라이의 경우에는 드라마 내내 저렇게 헐떡거리는 장면이나 울상을 짓는 장면이 많습니다.>

 

시다 미라이의 연기력과 소위 ‘ 구르는 재미 ’ 가 아니었다면 화가 나서 이 드라마 보는 것을 그만 두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지막 화를 보면서 문득 어린 시절 본 먼 나라 이웃나라의 일본 편이 생각났습니다. 여성가족부에 눌린 한국 남성으로서가 아니라(물론 남성이 야마다 유의 역할을 했더라도 성질났을 겁니다) 일본인으로서 이 드라마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을 나름대로 추측을 해서 글을 써볼까 해요.

 

 

Ⅱ. 사이코 패스 언니와, 착한 동생.

 

    

 

<대한민국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던 두 살인마, 사이코패스는 타인의 고통을 느끼는 것이 마비된 이를 일컫는 것으로서 타인의 고통이나 감정에 무감각하기 때문에, 살인마가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사이코패스라는 말, 유영철이나 강호순등의 흉악범이 등장하면서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본래 한국 드라마의 <환상의 커플> 같은 데에서도 나상실은 도도하면서 뻔뻔하기는 하지만 사이코 패스 소리를 듣는 것과는 한참 거리가 멀죠. 예전에 나왔던 <아내의 유혹>의 신애리 같은 악역을 보더라도 긴 드라마의 악역 캐릭터의 사연을 보다보면 이해할 만한 구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의 경우 범죄 드라마가 아닌 이상에야 사이코 패스가 등장하질 않아요.

 

 

    

 

<저에게는 나카타 마키코라는 캐릭터는 상당히 기계적이고, 감정이 매마른 인물로 느껴졌습니다. 모두가 잔업할 때, 정시에 퇴근하는 것도 자신이 편하기 위해서이죠.>

 

그런데 <정의의 아군>의 주인공 나카타 마키코는 우수한 사이코 패스입니다. 용모 단정, 업무 수행능력 만점의 최고의 커리어 우먼이죠. 외모는 미스 유니버시티 급이고, 업무능력은 어느 정도로 강조 되는가 하면 <파견의 품격>에서의 오오마에 하루코와 판박이입니다. <파견의 품격>을 보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최근 번안된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의 미스김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정의의 아군>에서 야마다 유에게 테클을 거는 직원역할인 야마시타의 포맷은 <파견의 품격>의 쿠로이와 쿄코와 상당히 비슷합니다. <정의의 아군>에서도 <파견의 품격>에서와 같이 시계가 6시에 멈추는 것을 보여주는 연출이 있습니다.

 

    

 

<아무 이유없이 동생이 그린 그림에 크래파스로 마구잡이 낙서를 하고 먹던 수박을 동생에게 주고 자기는 새 것을 먹습니다. 이거 정신이상자 아닙니까?>

 

그러나 <정의의 아군>에서의 나카타 마키코는 사이코패스에 해당하는 징후를 여러 가지 보이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먹고 남은 수박만을 동생에게 준다거나, 동생에게 뱀 허물 모아오기를 시킨다거나, 밤 잠 안 재우고 같이 공포영화 보기 등, 사이코틱한 행동을 계속 동생에게도 강요합니다. 이는 타인의 감정을 모르는 것으로 자기 자신만 잘 되면 좋다는, 비뚤어진 사고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여자아이가 스모부라 발상한번 독특합니다. 동생을 굴렸던 이유는 챵코 나베라는 스모 음식을 먹기 위해......, 황당하더군요>

 

심지어 언니는 용모가 뛰어나고, 두뇌명석이지만, 왜 동생은 안 그렇냐며, 옆집의 아주머니가 요코의 어머니에게 물어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언니는 왜 동생이 공부를 그렇게 잘 하지 못하는가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는 수준이 아닐까요? 게다가 자신의 연애에 대한 뒤차다 꺼리까지 동생인 요코에게 모두 일임합니다. 물론 요코의 선에서 해결되지 않을 때에는 자신이 나서서 정의의 아군임을 과시합니다만, 여동생을 스모부에 입부 시킨 것은 엄연히 학대에다 성희롱까지 문제 삼을 수 있지 않을까요?

 

요코는 또 왜 화내지 않을까요? 요코의 인생은 첩보원, 비서, 만능 가사도우미 정도로 일축됩니다. 자신의 인생이란 비중이 크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언니의 심부름을 수행하고,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욕이나 먹는 정도입니다. 왜 화내지 않을까요? 형제는 완력의 차이가 있어 형이 물리적 힘을 많이 행사한다지만, 자매의 경우 물리적 힘이 엇비슷하기 때문에 물건을 던지고 많이 싸우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왕의 교실>에서도 착하고 바른 아이 역할로, 지독한 왕따에도 모두를 용서하는 대인배적인 모습을 보여준 시다 미라이, 이 작품에서는 더 세게 구르는 걸 보니, 현실의 시다미라이의 인격이 약간은 궁금해졌습니다.

 

Ⅲ. 일본인의 가면.

 

    

 

<요코는 정말 착한 동생인 것 같습니다.>

 

이 글의 도입부에서 먼 나라 이웃나라 일본편의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뭐 저런 인간이 있나 하고 배우인 야마다 유까지 미워지려 했었습니다. 10화 결말부에서 야마다 유가 눈물을 흘리면서 사과하는 장면을 보고서는 생각이 어느 정도 바뀌었는데요. 물론 이는 장르가 코미디 드라마에 가깝기 때문에 그 사과가 진심이었는지, 마키코가 사이코 패스인지 여부는 알 수 없게 되고 끝나버립니다.

 

일본인들은 내면을 감춰둔 체 가면을 쓴 그대로 살아간다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가식이죠. 이 드라마에서는 사이코패스 같은 언니와 순종적인 동생을 대비시키면서, 일본인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니와 동생을 대비시켜 보면 재미있는데, 언니의 경우, 먹는다는 데에 집착합니다. 물론 여성도 사람이니 먹어야 살겠지만, 어디에서든 체면 안 차리고 잘 먹습니다. 여성으로서는 좀 드문 일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거리낄 것이 없다는 의미도 되겠지요. 요코의 경우, 전형적인 일본인 여자아이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먹는 모습에 있어서는 겸양을 보여주며 조심스럽게 먹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죠.

 

    

 

<요코와 리쿠, 나오키와 마키코의 구도를 살펴보면 두 커플의 관계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마지막 화의 요코의 독백에서 요코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드러나죠.>

 

재미있는 것이 요시카와 나오키와 마키코의 연애, 그리고 오카모토 리쿠와 요코의 연애입니다. 먼저 나오키와 마키코의 연애전선을 보자면, 갑과 을 관계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키코로서는 속으로는 온갖 계획을 짜면서도, 나오키라는 것을 얻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해, 갖은 거짓말을 다하고, 이 드라마의 포인트였던 천운이 계속해서 작용해 결혼까지 합니다. 그렇지만, 결혼을 하면 가까이에 있게 되겠죠. 결혼은 무촌이라고 하는 말의 이중성처럼, 보고 싶지 않은 것까지 속속들이 보게 되는 게 아닌가 하고 추측해 보았습니다. 어쨌건 간에, 나오키와 결혼한 마키코는 슬슬 사이코패스로서의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자신의 비위에 맞지 않자, 나오키를 자신의 비위에 맞추려고 계략을 짜죠.

 

마키코의 경우 일본인의 가면을 꼬집기 위해 만들어 낸 캐릭터 같습니다. 나오키나 미에코와 같은 강자나 얻어야 할 것 앞에서는 얌전해집니다만, 그렇지 않은 상대의 경우에는 가차 없지요. 그러면서도 천운이라는 요소를 통해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 봐봐. 당당하게 자기 챙길 것을 챙기는 게 뭐가 그렇게 나쁘지? ”

 

<정의의 아군이라는 제목의 반어법적 화면 구성이죠. 이게 이 드라마의 본격 사이코패스 코미디 노선이 아닐까요?>

 

<정의의 아군>이라는 제목은 이런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제목입니다. 마키코는 일본인의 스미마센 문화와 다르게 주로 자기 이득을 노골적으로 챙기고 다녔지만, 비난 받기보다는 일이 좋은 쪽으로 풀려, 오히려 떠받들어 졌지요. ‘ 정의의 아군 ’ 이라는 별명으로 말이죠.

 

    

 

<언니의 충고에 오카모토 리쿠를 쫓기 위해 달려가는 요코 끝까지 달리고 달린 시다 미라이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나타나는 요코의 모습은 어떤가요? 언니가 시킨 심부름 때문에, 자기 생활이라는 것이 크게 없습니다. 이는 연애에서도 마찬가지로 첫 연애에서는 언니 때문에 구원을 받습니다만, 두 번째 연애에서는 사건들만 연속이었지, 정작 자신의 마음을 알게 된 것은 극의 후반부였습니다. 상황에 치여서 자기 일을 돌아볼 여유가 그다지 없는 것으로 나오니까요. 드라마의 클라이막스는 요코가 장식하지만, 이 드라마를 보면서 솔직히 시다 미라이가 불쌍하게 느껴졌어요. <여왕의 교실> 때 보다 훨씬, 어느 블로거의 말 처럼 요코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일본인 소시민 소녀이죠. 결국 마지막 오카모토 리쿠를 쫓아가는 신의 독백에서 요코는 언니의 사고방식과 생활이 악마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Ⅳ. 원작, 정의는 나의 것.

 

<요코의 언니인 스미코>

 

원작 만화책의 경우, 마키코(만화에서는 스미코)가 아들인 요시카와 쥰을 출산한 이후에도 만화가 계속됩니다. 그리고, 요코가 구르는 장면이 상당히 줄어 있습니다. 간간히 언니에게 대들기도 하고 말입니다. 드라마의 경우, 주로 피해를 보는 것은 요코와 요시카와 나오키의 시어머니이지만, 만화의 경우 포커스 자체가 훨씬 넓고, 스미코 자체가 어떤 생각에 의해 보통의 일본인들이 할 수 없는 행동을 행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드라마에서 나타난 사이코 패스적인 모습과는 많이 다르지요.

 

만화책에서는 요코가 뚱뚱했다가 언니의 남자를 꼬시기 위한 부활동으로 인해 살이 빠지고 어느 정도 미인이 되었다는 암시를 줍니다. 게다가 스미코 자체의 단호한 성격으로 인한 발언이 드라마에서 나타난 단순한 천운이라기 보다는, 스미코 자체의 인생의 경험으로 인한, 하나의 삶의 지혜를 스미코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라는 느낌까지 전달하기 때문에, 훨씬 좋은 언니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또한, 나카타 하루코 역을 맡으신, 다나카 요시코의 역할은 원작에서는 부각되지 않고, 고로나 하루코나 요코나 같은 스미코의 피해자입니다. 하루코의 유전자가 마키코에게 유전 되었다는 것은 드라마의 설정인 샘이죠. 남편을 살살 구슬려 원하는 것을 얻어 내고도, 룰루랄라 하는 모습, 정말 보기 좋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설정의 문제는, 드라마에서 나타나는 마키코의 성격에 일말의 당위성을 부여하고, 설정을 부여한다는 건데, 일반적으로 저렇게 화목한 집안에 마키코 처럼 극단적인 사이코패스가 나타나는 가요?

 

결론은 만화책에서 다루는 인생의 범위와 드라마의 것이 다르다는 것이 문제겠지요. 만화책에서는 요코의 대학 입시와 대학생활, 스미코의 출산 이후까지 다루고 있지만(참고로 아직 미완입니다) 드라마에서는 만화책 초반에서의 요시카와 가에서 푸닥거리 하는 것을 주 소재로 삼고 있으니 말입니다. 애초에 만화책에서는 드라마와 같이 요시카와 나오키와 연애 생활 고부 갈등 같은 부분은 과감히 생략해버립니다. 원작에서는 ‘정의의 아군’이라는 모습 자체를 더욱 강조하는 것이지요.

 

저는 취지를 강조할 것 같았다면, <사채꾼 우시지마>나 <트릭>처럼 일정하게 에피소드 제로 나가는 것이 옳았다고 봅니다.

 

Ⅴ. 나가며.

 

 

    

 

<왠지 국내 예쁘장한 배우한테 이런 연기 시켰다간 상당히 어색할 것 같아요.>

 

드라마는 제 방식대로 리뷰하기가 힘든 점이, 영화나 미국 드라마 고액 예산 드라마 마냥 카메라 워크가 엄청 재빠른 것도 아니고, 저는 연기력 자체를 잘 볼 줄 모릅니다. 아주 잘하거나 아주 못하거나 정도 밖에 제대로 볼 줄 모릅니다. 그리고 이 작품이 주연인 야마다 유, 시다 미라이 이외에 연기력이 필요한 작품이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확실히 이 두 사람은 주어진 포맷을 잘 연기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제작진의 의도가 궁금한데, 강조하지만, 야마다 유가 맡은 나카타 마키코라는 캐릭터는 사이코패스 캐릭터는 아닙니다. 은근히 자기 방식대로 동생을 걱정하는 모습을 상당히 많은 장면에서 보여준단 말입니다. 1회의 방화범 에피소드나, 마지막 편의 오카모토 리쿠와의 에피소드에서나 동생을 챙겨주는 인간은 아니었습니다. 이 드라마를 정말 코믹하게 시청하셨나요? 저는 드라마 끝부분에 나오는

 

“ 이 드라마는 픽션입니다. ” 가 더 와 닿던데 말입니다.

 

 

 

<아주머니, 원작과는 다른 캐릭터로 연기하셨지만, 에피소드 8은 아주머니 때문에 빵 터졌어요. 지금 쯤은 좋은데에 있기를 빕니다.>

 

그리고 끝으로 나카타 하루코 역을 맡으신 故 다나카 요시코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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