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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르츠 바스켓, 상처 입은 마음의 치유.>

 

항목.

 

원작.

타카야 나츠키.

감독.

다이치 아키타로.

시리즈 구성.

나카세 리카.

각본.

나카세 리카, 이케다 마미코, 이타미 아키.

캐릭터 디자인.

하야시 아케미.

음악.

아베 쥰, 무토 세이지.

애니메이션 제작.

스튜디오 딘.

제작.

TV 도쿄, NAS.

방송국.

TV 도쿄 계열.

방영기간.

200175- 20011227.

화수.

26.

필자의 평가등급.

S.

시나리오 : ★★★★★.

캐릭터 : ★★★★★.

작화 : ★★★★.

음악 : ★★★★★.

총점 : 4.7(4.75)

 

 

※이 리뷰에 사용된 스크린 샷은 모두 위 표에 열거된 분들께 그 저작권이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 들어가며.

 

때는 2003년 유선방송이 저희 집에는 들어오지 못해서, 좋아하던 프로레슬링을 보거나 투니버스 등의 애니메이션 채널 등을 보지 못하고 살던 때가 있었습니다. ,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그 때 당시에는 원판 애니메이션도 거의 처음 웹상에 풀릴 시절이었고, 화질 또한 화소가 이리저리 튈 정도로 저화질이었고, 프로레슬링 동영상 또한 마찬가지라 아이들끼리의 대화에 동참하는데 약간 힘들었습니다. 당시에는 SkyLife가 처음 론칭 될 때라, 위성 안테나를 지붕에 달고 드디어 유선방송을 볼 수 있었습니다. , 가장 싼 요금으로 가입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방송이나 프로레슬링은 여전히 보질 못했지만요. 하지만 다행히 주말이 되면 SkyLife에서 자체 서비스를 해서 애니원, SBS 스포츠, 그 외 게임방송을 마음껏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그 주말에 자주 방영해 주던 애니메이션이 바로 <후르츠 바스켓>이었어요. 이상하게 그 애니메이션은 용자들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액션신이 화려한 것이 아니었는데 상당히 끌리더군요. 애니원에서만 한 3-4회 정주행을 한 거 같네요. 머리가 좀 굵어지고 그 이유를 어느 정도 글로 풀어낼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럼 시작해 볼게요.

 

. 작품 해설.

 

(1)십이지의 저주 : 장애.

 

    

<이런 작품에 이런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십이지의 경우 성관계 자체가 제한됩니다. 십이지가 아닌 이성과는 포옹이 불가능하니 키스를 하기도 힘들것이고, 성관계를 맺을 때도 후배위가 아니면 불가능할 것 같네요. 우리 법원에서는 성기능 장애를 이혼사유로 꼽고 있지요? 아 이렇게 보니 참 불쌍하군요. 이 친구들도 장애인 맞아요.>

 

작품의 주요 제재는 십이지 혼령의 저주를 받은 일족과, 양친을 잃은 여자 아이가 만나 서로 교감하는 내용입니다. 십이지 혼령의 저주는, 몸이 약해지거나 이성과 껴안게 되면 동물의 모습으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장애인입니다. 어려서부터 뇌성마비로 인해 사지가 약간씩 돌아가서 두 다리를 저는데요. 장애는 신체상의 불편과 함께, 사회나 자기 자신으로부터의 낙인을 동반하는 것 같습니다. 불편을 극복해야 할 뿐 아니라 낙인을 극복하여야 하죠. 그리고 30년 가까이 살다보니 사회적 낙인보다도 자기 자신으로부터 오는 낙인이 더욱 무섭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근본적으로 순정만화에서 출발한 역하렘물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제가 설명한 자기 자신으로부터 오는 낙인을 주된 골자로 이야기가 전개 됩니다. 물론 이성과 부딪치면 안 된다는 실제적인 불편과 부모님으로부터의 거절이라는 사회적인 낙인 또한 분명 존재하지만요.

 

    

 

<솔직히 현대의 금수저에 가까운 소마가, 외모, 재력 등을 겸비하다니.....,>

 

물론 이 작품에서 사회적인 낙인은 표현을 자제한 느낌입니다. 12지는 일단 겉모습은 상당히 잘생기거나 예쁜 외국인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어, 인간관계에 있어 호감을 사기 쉽습니다. 또한 배경이 되는 가문인 소마가의 재력 역시 엄청난 수준으로 표현되는지라 가문에 머물게 된다면 금전적 불편을 겪거나 심지어 취업과 같은 데에서도 상당한 이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의지하던 어머니의 죽음과, 남은 친척들의 냉대와 괄시, 홀어머니 밑에서의 가난과 착한 성격으로 인한 이지메,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가난의 되물림.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오루는 늘 웃음을 잃지 않는 캐릭터입니다.>

 

오히려 사회적인 낙인의 경우에는 여 주인공인 혼다 토오루 쪽에서 가지고 있는데, 일단 양친을 모두 잃었고, 모친의 경우 청소년기에 붉은 나비로 불리는 불량학생 및 중졸학력을 가지고 있는 여성으로 집안에서 쉬쉬하였습니다. 본래 토오루의 경우 할아버지의 집에 대한 상속권이나 거주권이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음에도, 재산을 노린 고모네에 의해 반강제로 쫓겨나게 됩니다.

 

(2)성스러운 토오루.

 

    

    

작중에서 처음 토우루가 등장하는 것은 시구레의 집 주변 산에 설치한 텐트에서입니다. 보통 여학생이 혼자 텐트를 치고 생활한다는 것이 매체에 등장한 적이 거의 없고, 실재로도 거의 벌어질 일이 없는 특이한 경우입니다. 홀로 텐트 생활을 하게 될 처지가 된다면, 우울하지 않을까요?

 

1화에서 주인공 혼다 토오루는 텐트 생활과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도 늘 방긋방긋 웃고, [언젠가 독립해야 할 몸이에요!] 라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토오루는 인격적으로 거의 완성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2화에서 보여준 모습이 정말 놀라운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2화에서 유키는 토오루에게 소마가 당주 아키토의 명령으로 기억을 지울지도 모른다고 통보하자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합니다.

 

[다른 사람에 대해 주절주절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악당이라고 어머니가 말씀하셨어요.]

 

모두들 이러한 도덕을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지키기는 정말 힘이 들어요. 특히 저 같은 경우에는 말이 많은 스타일이라, 이러한 도덕적 금기를 여러 번 어겨 여러사람에게 빈축을 샀었죠.

 

[걱정해 주셔서 감사해요. 너무나 기뻐요. 저는 괜찮아요. 당주님께 연락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중대한 비밀을 알아버린 거라면, 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소마 군의 집안에서 가장 안심하실 수 있는 방법을 취해주세요.]

 

[기억이 지워지더라도 다시 친구가 되어주세요.]

 

유키는 아키토와 나누었던 과거의 대화에 대해 떠올립니다.

 

[아키토. 나는 이상해? 그렇게 필사적으로 숨길 정도로 이상해?

 

[. 이상해. 인간이 쥐로 변한다니, 이상한 것이 당연해. 그런 것, 보통 사람이 알게 되면 기분 나빠 해. 멀어져간다고.]

 

소마 유키가 가지고 있던 트라우마와 걱정, 상실감은 토오루의 진심어린 대화가 모두 해소시켜 줍니다.

 

<후르츠 바스켓>이라는 작품은 12지의 형상으로 변할 수 있는 한 일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이 이야기는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비현실적인 것은 혼다 토오루의 존재입니다. 학교의 아이돌인 남학생의 치명적인 약점을 알았다면, 통상적인 작품의 경우, 위악[僞惡]적으로라도, 남학생의 약점을 잡고 협박해 원하는 것을 얻어내면서 가까워지는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편이 흥미 유발적 측면에서 더욱 유리할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3)상처 입은 마음의 치유.

 

이 작품에는 TVA에서 등장하지 않는 2인을 제외한 12[+고양이]지의 혼령에 씌인 11명이 등장합니다. 주역인 소마 유키와 소마 쿄우를 제외하더라도 많은 12지가 토오루에게 혹은 12지 서로에게 위로를 주고받으면서 자신들의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 주요 이야기의 골자입니다. TVA에서는 -원작이 23권인데 반해- 6[7,8권 일부]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고, 소마 이스즈의 등장으로 시작되는 막장 드라마에 가까운 요소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TVA한정으로 훌륭한 치유물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중에서 사람들이 토오루에게 하는 말이 ' 어떻게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을 해주는 걸까? ' 입니다. 사람이 어려운 상황이나 여건에 처해있는 사람들에게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남이 듣고 싶었던 말로 생각하여 해주는 경우는 많아도, 정말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진실한 공감이 필요한 행위이죠.>

 

8화에서 하토리의 집에 방문한 토오루가, 과거에 하토리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여주었던 연인이었던 소마 카나의 추억을 [눈이 녹으면, 봄이 오지요.]라는 말 한마디로 상기시켜, 하토리를 받아줄 여성이 카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 사건.

15화에서 어머니를 어머니라고 부르지 못하는 모미지를 포옹해 주는 토오루의 모습.

17화에서의 이유 없는 왕따로 상처 입은 키사의 마음을 정확히 이해해주는 토오루.

궁극적으로 26화에서의 쿄의 괴물 같은 모습을 그대로 봐주고, 그래도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해주는 토오루의 모습.

 

이러한 모습을 통해 12지의 혼령에 씌여 각기 상처를 가지고 있던 이들은 한 줄기의 빛을 인식하게 됩니다. 특히 연인이 없는 또래 남성 캐릭터의 경우에는 토오루의 빛에 이끌려, 그녀를 사랑하게 됩니다.

 

개인적인 경험상, 장애가 있거나 신체적으로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경우, 이성[異性]에게 이성[異性]으로서 인정받는 것이 정말로 힘이 듭니다. 설사 교재를 한다고 하더라도 이용당하거나, 본질을 따져보면 이성으로서가 아닌 다른 무언가로 여겨지는 경우도 있구요. -물론 결함이 있는 분들만이 이러한 일을 겪는 것은 아니겠지만. - 그러한 면을 이 작품은 제대로 공략했습니다.

 

드라마를 여성들의 포르노라고 하나요? 이 작품에서의 혼다 토오루라는 캐릭터는 남성들의 정서적 포르노가 아닌가 합니다. 토오루처럼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이해해주고 타인의 고통을 감싸 안으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남성들이 꽤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기에, 남성들이 이 만화를 많이 구매하고, 남성층의 시청률이 높게 나타났겠죠. 남성들은 역하렘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그 거부감을 없앤 것도, 토오루가 남성 독자층에게 어필하는 것이 외모 등의 일반적인 조건이 아니라 상처에 대한 정서적 이해와 공감에 있기 때문입니다. 설사 자신이 입었던 상처와 동일하지 않더라도, 작품의 캐릭터들이 가진 상처에 토오루가 공감하고 그들의 상처가 치유되는 것을 보고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죠. 반대로 순정만화의 주 독자층인 여성분들은 토오루를 별로 좋아하지 않더군요. 가식적이지 않지만,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캐릭터니까요. 원작에 보면 토오루가 [착한 아이 증후군]이라는 언급이 나오는데, 그녀는 착한 아이 증후군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관세음보살이나 성모 마리아가 아닌가 합니다.

 

. 캐릭터.

 

편의상 비경어로 기술합니다. 12지라 기술해야 할 인물이 많아 주역들만 기술합니다. 원작이나 애니메이션을 감상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혼다 토오루[CV : 호리에 유이]

 

    

 

<오른쪽은 유키의 형인 아야메의 샵에 갔을 때.>

 

교사 출신의 혼다 카즈야와 불량아 출신의 카츠누마 쿄코 사이의 외동딸. 양친의 잇따른 죽음으로 고아가 되어, 할아버지의 집에 의탁된다. 할아버지 집의 개축으로 인해, 소마 가문의 사유지에서 텐트 자취생활을 하게 되면서 <후르츠 바스켓>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천년 여왕>의 유키노 야요이가 좀 더 거시적이고, 재난에 맞서는 절대적 수준의 아가페를 형상화 한다면, 토오루는 주위 사람들을 모두 사랑해 주는 일상에서의 아가페를 형상화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그녀를 좋아하는 듯 하.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 토오루를 보고, 호리에 유이의 목소리에 반했으니, 호리에 유이를 좋아 한다기 보다 토오루의 편린을 기억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소마 유키.

 

    

<왼쪽은 교복의 동복, 오른쪽은 축제 당시 여장.>

 

쥐의 혼령에 씌인 소년. 학교에서 용모 수려, 두뇌 명석, 문무양도의 소년. 학교의 아이돌이지만, 자신에게 다가오는 이들을 무의식적으로 회피하여 다가가기 힘든 이미지로 여겨지고 있다. 교내에 프린스 유키 팬클럽 존재. 토오루를 만나고, 위로 받은 뒤 조금씩, 조금씩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소마 쿄.

 

    

고양이의 혼령에 씌인 소년. 4개월 간 모습을 감추고 있다, 1화의 후반에서 갑자기 등장하여, 유키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소마 가에 인정받기 위해, 유키를 이기려 한다. 마음 속에 끊는 분노를 가지고 있지만, 토오루를 만나 조금씩 치유 받는다. 유키와 달리 활달한 성격과 특유의 시원시원함으로 인해 사람들을 주위로 끌어들이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소마 시구레.

 

    

 

개의 혼령에 씌인 청년. 소설가. 언제부턴가 소마가에서 나와 살고 있다, 소마가에서 나오려는 유키를 받아들여 동거하고 있었다. 소마 사유지에 텐트를 치고 있는 토오루를 만나 12지의 조각을 보여주고, 이후 토오루의 텐트를 발견해 토오루를 소마 가에 받아들여 준다. 그 결정에는 나름대로의 꿍꿍이가 있는 것 같은데......,

 

소마 아키토.

 

    

<광기의 미소년?!?>

 

소마 가의 당주. 유키에게는 공포의 존재, 하츠하루와 쿄 등에게는 상처를 심어준 존재이다. 유키 등의 12지를 자신에게 속하게 하려고, 노력하며, 토오루가 12지를 거절함으로써 12지가 현실에 절망하고 다시 자신의 품에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 웬지모를 중성적인 분위기를 풍기는데......, 이 작품의 유일한 악역 포지션.

 

. 작화 및 사운드.

 

(1)작화.

 

    

<오른쪽과 같이 아이케치가 재미있는게 많아요.>

남성들이 상대적으로 정상적인 인물 작화를 보여준다면, 토오루의 경우 전형적인 눈깔 괴물로 그려져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정말 눈이 얼굴의 반을 차지합니다. 원작의 토오루와도 그림체가 꽤 다른 느낌을 줍니다. 개그 씬에서는 인물들이 단순화 되어 표시되면서 재미를 주기도 하고, 아이케치에서도 각각의 동물의 모습과 함께 토오루는 주먹밥으로 표현되는 점이 재미있었네요. 전체적으로 원작의 미형 캐릭터를 잘 살려 냈고, 거부감이 들지 않게 그렸습니다.

 

(2)사운드.

 

사운드 또한 일품인데, 전체적으로 BGM이 기억에 남을 정도로 잘 배치되어 있습니다. 신나고 정신없는 장면에서의 BGM, 잔잔한 장면에서의 BGM, 위기상황에서의 BGM등이 주로 들리는데, 모두 기억에 남을 정도로 잘 작곡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OPED의 경우 상당히 잔잔한 곡을 사용하고 있는데, 듣다보면 마음이 참 편안해 지더군요. OP, ED를 작곡한 작곡가 오카자키 리츠코 씨가 이 작품을 담당하고 얼마 되지 않아 위암으로 별세 하신 것에 대해 심심한 애도를 표합니다.

 

. 나가며.

 

후속 애니메이션이 방영되지 않아, 상당히 아쉬운 작품입니다만, 방영 되었다면 그 막장 드라마 같은 스토리 때문에, TVA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을 수도 있겠네요. <후르츠 바스켓>의 하렘 애니메이션으로서의 가치를 정리하자면, 성적 매력에 억매이지 않고, 정서적으로 극 중에 등장한 거의 모든 주요 인물들의 상처를 위로해 주는 약간 새로운 하렘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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