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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전설2, 전작의 안티테제.>

 

항목. 

 

갈래.

RPG. 

원제. 

영웅전설2. 

수입원. 

만트라. 

발매일. 

1992년 3월 19일. 

 발매기종.

PC 8801, MS-DOS, SFC 외 다수. 

필자의 평가등급. 

B.

 

시나리오 : ★★★★ 

 

시스템 : ★☆

 

그래픽 : ★★★ 

 

 사운드 : ★★★ 

 

총점 : 2.8(2.875)

 

 

 

 

 

 

 

Ι. 들어가며.

 

하아......, 하아......, 드디어 클리어 했습니다. 일본식 롤플레잉 게임 클리어가 이렇게 힘든 건 꽤 오래간 만입니다. 하필 플레이 했던 게, 가장 쾌적하게 클리어 했던 전작이었으니, 심리적으로 힘든 것은 배 이상이었지요. 예, 제목이나 제가 건네는 말에서 눈치 체셨겠지만, 정말 토 쏠릴 정도의 난이도를 가진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자동전투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그런데도 어려웠어요. 확실히, 전작이 당시의 기준에서는 쉽다는 비평을 많이 들어서 그런 것일까요? <영웅전설2>는 확실히 전작의 3배 이상의 시간이 들었습니다. 왜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렸는지 밑에서 설명할게요. 일단 간략하게 언급하겠습니다. 전작의 좋은 점들을 반대로 해버렸습니다. 제가 칭찬했던 것들 있지 않습니까? 정말 플레이하면서 돌아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팔콤 정말 너무했어요.

 

Ⅱ. 시스템.

 

(1)전투 시스템.

 

1. 몬스터 조우 시스템.

 

    

 

    

 

<영웅전설2에서는 발견의 방울이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슬라임의 경우 특별한 그래픽이 있지만, 영웅전설1에서 보여줬던 던전몬스터의 특별한 그래픽은 하나로 통일되었습니다.>

 

전작에서는 발견의 방울과 같은 아이템의 사용 여부에 따라 몬스터가 <울티마>식으로 필드를 돌아다니는가? <드래곤 퀘스트>식으로 돌아다니다 보면 갑작스레 인카운트 하게 되는가가 갈렸습니다. 저는 전작의 리뷰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발견의 방울을 사용하지 않고 한자라에 가만히 있으면서 반자동의 작업장 같은 전투를 수행했습니다. 그런데 후속작에서는 그것은 좀 힘들어 졌습니다. 몬스터가 꼬이는 지역이 있기는 하지만, 조금이라도 움직여 줘야 그나마 원활한 전투를 할 수 있었죠.

 

다만 던전에서는 보통의 필드 몹과 다르게 생긴 몬스터들이 필드를 어슬렁거리게 되는데, 얘들은 좀 까다롭습니다. 전작에서는 살짝 피하면 제 가는 길을 꿋꿋이 걸어갔던 몬스터들이 주인공 파티를 인식하고 미친듯이 추격해 오니까요. 싫어도 전투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이 있었어요.

 

2. 자동전투 시스템.

 

    

 

<전작과 같이 전투 중 자동 커맨드를 선택하면, 자동전투가 가능해집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한층 발전되어 방향키를 누르고 있는 것만으로 원하는 조작을 어느정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속작인 <영웅전설3 : 하얀 마녀>에서는 자동전투가 전적으로 쓰이는 수준까지 이르는 지라, 이번 작품에도 자동전투는 건제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발전되었습니다. 사실 자동 전투라는 것이 체력과 마력의 수치에 의거해서 이루어지는 구조기 때문에, 모든 것을 완전히 채워 주진 못합니다. 다만 전작에서는 극 후반부의 물리공격을 맞지 않는 몬스터를 제외하고는 몬스터들의 패턴이 상당히 단순하기 때문에, 자동전투만으로도 상당히 쾌적했습니다. 하지만 <영웅전설2>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즉사기 오비스를 쓰는 적들이 있는 등 후술할 까다로운 난이도 때문에, 저번처럼 자동전투 중 ESC등을 눌러 수동전투로의 전환을 노려 도망치는 것은 참 지난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억, 하는 순간 죽고 경험치 획득에 뒤처지는 캐릭터가 생길지도 모르니까요. 그래서 당황하다가, 인터넷에 찾아보니, 좌-우-상 버튼의 방향키를 눌러주면, 아이템, 회복, 도망의 명령을 수행한다고 하더군요. 유용하게 써먹었습니다. 이런 발전마저 없었다면, 이 게임은 정말 SSS급의 난이도를 가진 고단한 게임이 되었겠지요.

 

3. 경험치.

 

    

 

<멀쩡하게 경험치를 잘 주던 몬스터도 일행의 레벨이 올라버리면, 경험치를 적게 드랍하기 시작해 파티 모두가 일정 레벨에 다다르면, 경험치와 골드 모두 0을 드랍합니다.>

 

게임의 난이도를 극단적으로 높여 버린 것이 바로 경험치 제도입니다. 전작에서는 몬스터마다 고유한 경험치를 제공해, 레벨마다 요구경험치가 늘어나는 것만 계산해 전투를 수행하면 무리 없이 꽤 쾌적한 수준의 노가다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후속작에서는 그런 점이 일반 패미컴 게임과 같이 변해버렸습니다. 레벨이 오를수록 몬스터 개개에서 얻는 경험치는 줄어들고, 요구 경험치는 늘어가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게다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3-5레벨 기준으로 경험치를 주던 몬스터가 경험치를 전혀 주지 않기 시작 합니다. 그에 편승해 쓰러트린 몬스터의 경험치가 0이 되면, 골드마저 0을 줍니다. 말 그대로 전투를 계속 해봐야 의미가 크게 없는 것이죠. 아이템은 또 주기 때문에, 완전 의미 없는 전투는 아닐 수 있지만, 아이템이야 몬스터가 쓰러졌을 때 반드시 드랍 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울며 겨자 먹기로 다른 구간으로 가서 더 강한 몬스터를 쓰러트려 경험치를 얻어야 하죠.

 

이 구도가 어느 정도 황당한 지점은 붉은 슬라임을 잡고 레벨이 오르고, 스토리 상으로 지하의 몬스터가 지상으로 올라오기 시작했을 때 벌어지고, 또 처음 전체공격을 사용하는 적들이 등장했을 때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집니다. 공략하시는 분들도, 레벨 4, 레벨 3정도로 맞춘 파티를 저는 레벨 8, 레벨 6으로 거의 극한으로 올려놓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몬스터 대란 후, 루디아 성을 벗어나 몬스터들과 싸우는 데에 약간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는 <영웅전설>과 <영웅전설2>에서 레벨이 체력과, 마력, 턴이 돌아오는 속도 상승 이외에는 그다지 능력치를 높여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그다지 오르지 않으니, 체력이 많은 것 이외에는 전투에 이점이 크지 않은 것입니다.

 

(2)마법 시스템.

 

1. 슬롯 7개.

 

    

 

<모든 마법의 단점은 사실 쿨 타임제에서 기인합니다. 쿨타임제 때문에 마법 하나를 중복해서 배워야 진행이 원할하게 되었으니까요.> 

 

전작보다 가지고 있을 수 있는 마법의 수가 줄었습니다. 그렇지만 전작의 숫자 마법제도에서 탈피해서 마법의 단계는 프람과 휼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프람나와 휴드나 정도입니다. <파이널 판타지> 처럼 마법명 뒤에 뭔가 한 글자씩 붙었죠. 7개라는 숫자는 이번 작품에서 좀 너무한 감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2. 돈 주고 배워라.

 

    

 

<영웅전설2에서는 돈을 벌기가 오질나게 어렵습니다. 레벨이 오르면, 골드까지 줄어든다고, 했었죠? 게다가 슬라임들은 돈을 하나도 드랍하질 않아요. 전작과 다르죠. 초반에는 8,000원 만이 믿을만한 돈줄인데, 이것도 스토리 상으로 전부 뺴앗겨 버립니다. 마법은 어느정도 돈줄이 안정된 후에나 배우러 다닐 수 있지요. 게다가 마법책을 팔면서 라스타반의마법사들은 졸지에 실업자가 되어, 탁자에 둘러앉아 게임이나 하고 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후반에 가서, 돈을 좀 벌게 되면,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만, 초반에 돈이 궁할 때에는 왜 이렇게 바꿨나 싶을 정도로 황당했습니다. 아예 마법을 가르치던 현자들은 시라카 마을에서 게임이나 하면서 세월을 보내고 있고, 주문 상에서 주문을 팔고 있지요.

 

3. 쿨타임 시스템.

 

    

                

<작아서 안보이실 수 있는데, 케릭터 스테이서스란, 우측 하단의 7개의 선들이 쿨타임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한줄 꽉 차야 마법 한번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영웅전설2>는 시스템과 스토리면에서 <파이널 판타지>시리즈가 보여줬던 것을 따라가려고 했는지 약간은 의심스럽습니다. <파이널판타지>의 초기작에서, 마법이 횟수제였던 것처럼, MP가 숫자로 되어있고, 마법마다 소모 MP가 다른 일반적인 롤플레잉 게임과 다르게, 캐릭터의 이름이 나와 있는 창의 오른쪽 하단을 보면 7개의 게이지가 세로로 늘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마법을 하나 배울 때마다 하나씩 줄이 생기게 되는데, 마법을 사용하면 줄이 없어지게 되고, 전투가 끝난 뒤 서서히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즉 쿨타임이 있는 것인데, 당시에는 독특한 시스템이었지만, 역시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습니다.

 

전작의 로우나 소니아는, 소니아에게 은의 지팡이를 장착해주기 전까지는, 마법계열의 캐릭터와 물리공격 계열의 캐릭터의 장비 제한이 없는 <영웅전설>의 특성상 칼을 장비한 체 같이 통상공격만으로 몬스터들을 잡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해보니 이번작의 플로라는 채감상 너무 약하더라구요. 어쩔 수 없이 마법계로 썼지만, 시스템이 이레서야 마법을 난사하기도 어렵고, 게이지를 회복하기 위해 돌아다니다 보면 몬스터가 따라오는 경우가 많고, 등등의 문제로 참 플로라가 미워지더군요. 던전을 돌아다닐 때는, 던전이 워낙 넓은 탓에 쿨타임 방식이 더 유리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일단 도망 다니거나 한자리에 가만히 있으면서 몬스터를 피하면 HP를 회복할 1줄 정도는 회복이 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 쿨타임 시스템 때문에, 전작에서 있었던 마을에서 제워주는 사람들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거의 엘아스터에서만 잘 수 있죠.

 

또한 앞서 언급하였던 슬롯이 7개고 급할 때, 레스를 자유자제로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레스, 프람, 휼 등은 여러 개의 술롯에 놓고 사용해야 그나마 효율적인 전투를 펼칠 수 있습니다. 버프/디버프 마법을 이번 작에서는 배우지도 않았어요. <영웅전설>의 아셀하사 편에서는 상당히 유용한 마법인데 말입니다. 제작진이 참신함에만 신경 써, 유저의 편의를 무시한 가장 대표적인 실수가 아니었나 싶네요.

 

(3)높은 난이도의 원인.

 

1. 노가다는 필수! 그러나 경험치는 짜게.

 

사실 <파랜드 심포니>마냥 도저히 극단적인 노가다를 사용하지 않으면 클리어가 절대 불가능한 구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거의 모든 구간마다 노가다를 통한 1-2정도의 레벨업을 요구하니, 좀 답답합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등장몬스터의 능력치에 일행의 체력 등이 따라가지 못하게 되, 정상적인 플레이로는 클리어하지 못하는 구간이 언젠가는 나타나게 됩니다. 그리고 낮은 레벨의 몬스터를 잡으면서 편하게 레벨 업 하기가 힘든데다, 제수 없는 경우 곧바로 1레벨 올린 것뿐인데, 전투 후 획득 경험치가 전 레벨의 반이 되어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좀 스트레스를 받기 쉽습니다.

 

사실 이 때문에 DCinside 고전 게임 겔러리에서 <영웅전설>을 공략하시던 분은 <영웅전설2>의 공략은 못해먹겠다며,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분의 <영웅전설1>의 공략은 노가다를 거의 배제한 체, 타임 어텍성이 짙게 나타나는 공략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영웅전설2>의 경우, 구간마다 노가다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건 밸런스가 안 맞는다며, 푸념하셨죠,

 

2. 지하 미궁.

 

 

<어느 위치에 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뭔가 장치를 해뒀다면 이러한 맵이라도 머리가 아프지는 않았을 거에요. 구불구불 너무 복잡한 모양의 맵입니다. 이런 것이 여러개 있어요. 요슈아 시리즈가 있긴 하지만, 제게는 너무 불편했습니다.>

 

<영웅전설2>의 경우 게임 초기부터 워프의 날개라는 워프용 도구가 지급이 되면서, 한 번 갔던 마을을 다시 걸어서 왔다갔다 할 필요가 적어 졌습니다만은, 워프의 날개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그 마을에 2한 번 들려야 한다는 것이 조건입니다.

 

지상이야, <영웅전설>에서 매우 많이 돌아다녔고, 월드멥이기에 그리 복잡하게 길을 찾을 필요는 없지만, 지하는 이야기가 좀 많이 다릅니다. 지하의 마을 하나를 다닐 때 마다 미로 수준의 길을 찾아 나갈 것을 요구하는데요. 이게 또 상당히 긴 코스인데다, 몹까지 빠르게 쫓아오기 때문에, 자칫하다간 엄청 스트레스 받습니다.

 

램프나 횃불은 필수품인 것도, 어느 정도 귀찮은 요소였고요. 지하 던전의 길 차제가 당시의 그레픽 기술상의 한계로 인하여, 전투가 끝난 뒤에는 자기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혼동 되게 됩니다. 결국 여러 공략 블로그에 나와 있는 지도를 여러번 보고 클리어 해 나갔습니다. 전작에서는 최종 던전을 제외 하고는 이러한 미로가 없었는데, <영웅전설2>에는 이런 지하 던전만 해도 몇 번을 돌파해야 하니 상당한 피로감이 생길 수밖에요.

 

3. 몬스터의 장비와, 전체공격.

 

    

 

<불꽃의 창으로 화염공격을 사용하는 불꽃의 기사, 자신의 등에 메달린 얼음기둥으로 엄청난 대미지를 주는 악명높은 휴게스>

 

전작에서는 몬스터가 마법을 귀찮을 정도로는 사용하지 않았고, 그나마 마법으로

귀찮게 한다면, 사일레스를 써버리면 그만이었습니다. 최종 던전의 마법으로 죽일 수 있는 적을 제외하고는요. 그런데, 이번 작에서는 사일레스도 리파크도 그다지 효용이 없습니다. 사일레스는 전작에서 스토리상으로 고생해가며 배웠는데 말이죠. 벌써 쓸모가 그다지 없어지다니......,

 

왜 그러냐면 몬스터가 그들의 고유한 장비를 사용해서 공격하거나 마법이 아닌 특수능력을 공격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사일레스를 사용하면 아군만 손해이고, 리파크를 써도 반사할 대상이 없으니, 그다지 용도가 많지 않게 된 겁니다. 전작에도 합동공격을 하는 적들은 있었으나 무기를 건네 주거나, 새끼를 낳는 등의 적들은 없었어요. 좋게 말하면 패턴이 발달된 거지만, 플레이어 입장에는 난이도 상승 요인이죠.

 

중요한 것이, 대부분의 일본식 롤플레잉 게임에서 전체마법은 쉽게 전투를 끝낼 수 있는 좋은 수단입니다. 한꺼번에 공격한다는 것 외에 강력한 위력은 꼭 전체마법을 배우도록 만듭니다. 이번 작의 전체마법은 <파이널 판타지>의, 파이가, 브라지가, 썬더가, 시리즈와 같이, 이그나, 프람나, 휴드나입니다. 그런데 레벨 시스템 때문에 제대로 대미지가 안 뜹니다. 그다지 효용성이 크지 않아요.

 

그렇다면 적들의 전체공격은 어떤가 하면, 엄청난 데미지를 줍니다. ‘ 네사의 후토 ’ 라는 던전에서 만나는 몬스터는 자신의 등에 있는 얼음을 발사해 6-700의 데미지를 뽑아냅니다. HP자체가 적은 플로라는 거의 1대를 맞으면 사망하는 수준이죠. 자동 전투시스템이 잘 만들어지지 않았더라면, 머리끝까지 화가 났을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주지의 사실과 같이 <영웅전설>시리즈의 특성상, 레벨을 올리더라도 대미지 감소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정말 플레이어 죽이려고 만든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4. 최종보스전에 대한 의문.

 

 

    

 

<전작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역시 보스는 변신을 합니다. 네모 박스 쳐놓은 신디라는 곳을 보시면, 레벨 99에 체력 9999임을 알 수 있어요. 신디는 수동전투라도 직접 명령을 내릴 수 없는 채로 전투가 진행됩니다.>

 

<영웅전설2>를 막 클리어 한 뒤 후기를 남기는 거지만, <영웅전설1>에서도 파티 중 2명은 잉여 파티원으로 만들더니, 그러한 경향은, 후속작에서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물론 전투요원이 있으면 뒤에서 받혀주는 요원도 있어야 보스전이 제대로 돌아가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영웅전설2>에서는 배일에 가려져 있던 신디의 정체가 플리모프한 드래곤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레벨 99에 체력 9999상태로 최종전에 임합니다.

 

“ 이것 보소? ”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자신의 몸을 개조했다손 치더라도 한낱 인간이 전작의 보스 이그니쟈보다 훨씬 강합니다. 아셀하사 편의 세계관에서 20억년전의 지저 인류가 이그니쟈에게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멸망했다는 고려한다면 좀 말이 안되는 강함인 것입니다.

 

아무리 주인공인 아트라스가 태양의 성검이라는 황제를 물리치기 위한 무기를 들고 있다고 하여도, 레벨 99의 신디가 없다면 클리어가 불가능합니다. 여태까지 혹독할 정도의 노가다를 요구해 왔던 <영웅전설2>의 구간 설계가, -물론 도망이라는 선택지가 넓게 보장되어 있는 것이 아셀하사 편의 기본 토대이긴 하지만요- 레벨 99 신디가 서포트 하지 않으면 클리어 하지 못하는 최종보스가 있도록 짜져 있다는 것은 충격이었습니다. 게다가 파티 전원을 회복시켜주는 리스토나 버섯이 없다면. 결국 레벨 99의 신디도 전투 중 쓰러질 확률이 많습니다.

 

Ⅲ. 스토리.

 

 

    

 

    

 

    

 

<게임 속의 등장인물들이 말하듯 이번사건은 모든 것이 오해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답니다. 아 SFC의 오프닝은 기기의 차이였는지 상당히 흐릿한 모양새입니다.>

 

전작의 초반부 스토리가 <햄릿>을 어느 정도 차용하였다면, 이번 작의 모티브는 <파이널 판타지2>와 같이 <스타워즈>의 클레식 시리즈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는 것입니다. 92년 당시의 <스타워즈>는 클래식 시리즈 밖에 발매되지 않았으므로, 아니킨 스카이 워커가 데스배이더가 된 경위가 상세히 알려지지 않았었죠. 전력이 압도적인 우주제국과 싸우는 루크 일행과, 마찬가지로 몬스터를 만들어 뿌려대는, 지저제국과 싸우는 아틀라스 일행은 확실히 접점이 있습니다. 또한 보스가 황제인 것도 같죠.

 

이제까지 말하지 않았지만, <영웅전설>시리즈의 아셀하사 편은 <드래곤 퀘스트>의 영향도 많이 받았습니다. 회심의 일격/통한의 일격이라는 메시지부터, 프론트 뷰 형식의 전투 등 하지만, <영웅전설>에서는 <드래곤 퀘스트2>의 시나리오와 유사점을 어느 정도 찾을 수 있는 편이고, <영웅전설2>에서는 <드래곤 퀘스트3>와 유사점을 찾아볼 수 있는 편입니다. 바로 지저로 내려간다는 사실인데요. 물론 <드래곤 퀘스트>는 여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마왕이나 그에 준하는 몬스터를 물리치는 방향으로 갔다면, <영웅전설2>는 집단과 집단의 대립이 주가 됩니다.

 

전작이 빛의 검에 대한 반전과, 세계의 진실의 일부에 대한 반전이 있었다면, <영웅전설2>에서는 아셀하사의 모든 의문이 풀리면서, 여신으로만 여겨왔던 프레이아의 정체와 요슈아의 눈, 요슈아의 거울 같은 아이템의 진짜 정체가 밝혀지게 됩니다. 당시로서는 꽤나 놀랄만한 반전이니 노가다를 견뎌낼 수 있다면 한 번 게임을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Ⅳ. 캐릭터 소개.

 

 

<오른쪽부터 아트라스, 플로라, 란도, 신디의 모습입니다.>

 

①아트라스

 

파랜 왕국의 사랑 받는 왕자, 행동하는 것을 보면 세리오스와 비슷하다. 아버지와는 다르게 프레그를 확실히 꽃지 않는다. 본격 아버지 찾아다니다, 지하 세계의 영웅이 되는 뜬금 왕자.

 

②란도.

 

아트라스가 온리크 공국에서 만난, 마법사. 본격 무투파 머법사라고 하나, 전작의 류난보다 좀 더 어정쩡해 진 것 같다. 초반에 돌아다니던 분열하는 붉은 슬라임을 만들어 낸 장본인, 아트라스를 불량배로부터 구해주고, 그와 같이 동료로서 모험하게 된다. 아마 모험이 끝난 뒤에도 아트라스의 곁에 남았을 것 같습니다.

 

③플로라.

 

잘 죽습니다. 낫슈의 부자집 아가씨. 약한 몸에도 여신 프레이야의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를 듣고 모험에 나섭니다. 예의 바르고, 착한 포지션입니다. HP가 작아서 골머리를 썩게 만들더군요. 대사를 잘 들어보면 엉뚱한 소리를 꽤 해요.

 

④신디.

 

모레스톤 공화국에서 도적 드레이크와 실랑이가 붙은 것을 계기로 합류하게 된 동료입니다. 자신에 대한 것을 잘 기억하지 못하며, 말이 어눌하고 간단한 의사 밖에 표현하지 못합니다. 늘 가면을 쓰고 다닙니다. 그의 정체는 이미 밝혔습니다.

 

Ⅴ. 그래픽 및 사운드.

 

(1) 그래픽.

 

1. 배경 및 캐릭터의 도트.

  

    

 

<분명, 배경 그래픽이나 월드맵의 처리 기법까지 대조해보면, 색감부터 영웅전설2가 확실히 나쁩니다. 오른쪽은 영웅전설2보다 먼저 발매되었던, 파이널 판타지4의 성 전경입니다. 시대 자체가 PS시대의 2D와는 또 다릅니다.>

 

<영웅전설2>가 발매되면서, 그래픽 면에서 어느 정도 논란이 되었습니다. 배경과 캐릭터가 전작과 그대로인데다, 서장과 1장에서는 전작과 달라진 것은 거의 없는 필드에서 게임을 진행했어야 했기 때문이죠. 스토리 진행상, 지저가 등장했어도 그래픽 논란은 계속 남아 있게 되는데, 게임의 특성상 비슷한 그래픽의 반복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 입니다.

 

물론 전년에 발매되었던 <파이널 판타지4>나 동년에 발매 되었던 <드래곤 퀘스트5> 보다 그래픽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이지요. 배경이나 캐릭터 그래픽은 4년 전의 전작이나 이 <영웅전설2>나 달라진 것이 없거든요.

 

2. 전투 그래픽.

  

    

          

     

 

<시계 방향으로 영웅전설2 PC판, 파이널 판타지4, 영웅전설의 SFC판, 드래곤 퀘스트5의 전투씬입니다. 파이널 판타지는 그래픽 게임이라고 불리었던 만큼, 영웅전설2와는 비교를 불허 합니다. 슬라임의 광원효과도 영웅전설2에서만 붙어있는 것 같지만, 파이널 판타지4의 보스전인 제로무스 전을 보신다면, 왜 파이널 판타지가 파이널 판타지인줄 아시게 될거에요. 그래도 움직이는 폼은 영웅전설이 더 부드럽습니다. 드래곤 퀘스트 5를 보세요. 초반의 몬스터는 보통 작은 크기를 가집니다. PC판의 영웅전설2는 배경이 없지만, SFC판의 영웅전설2는 제대로 배경도 있기 때문에, 드래곤 퀘스트5보다는 영웅전설2가 전투 그래픽도 괜찮아요.>

 

그렇다고 동시대의 다른 게임과 비교했을 때, 그래픽이 안 좋기만 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배경 그래픽이나 캐릭터 그래픽의 경우에는 89년 수준의 패미컴과 슈퍼패미컴에 걸쳐 있는 수준을 보여주지만, 몬스터와 싸울 때, 몬스터에게 약간의 애니메이션 효과를 넣어 몬스터가 기술을 사용할 때 미묘하게 움직이게 한다거나 하는 것은 <영웅전설2>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C판 이외에도 슈퍼패미컴용의 <영웅전설2>는 PC판 보다 배경, 캐릭터의 선명도를 더 떨어트린 대신 몬스터와의 싸움에서 검은 화면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배경도 나오고 더욱더 몬스터가 잘 움직입니다.

 

3. 애니메이션 효과.

 

 

    

 

<무려, 말할 때 스크롤로 입이 움직입니다, 당시 게임으로서는 꽤 훌륭한 애니메이션 삽입이었죠.>

 

게다가 몇 년전 <이스 2>에서 보여준 스크롤을 이용한 애니메이션 효과는 이 작품에 대대적으로 적용되어, 컷 신 수준의 일러스트가 나오는 것이 아닌, 애니메이션처럼 움직이는 효과를 냅니다. <드래곤 퀘스트5>나 <파이널 판타지4>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영웅전설2>의 그래픽이 무조건 좋지 않다고 하는 언급은 자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2)사운드.

 

전작보다 전투나 보스전에서의 BGM이 더욱더 경쾌하고 미려해 졌습니다만, 특기할 곡은 없는 것 같습니다.

 

Ⅵ. 나가며.

 

세이브 슬롯이 1000개 가까이 된다거나, 전작의 필요 없는 건물인 교회가 사라졌다거나, 하는 소소한 변경점이 있고, 전작에서 연대가 얼마 지나지 않은 후속작인데도 으레 나타나는 전작 인물의 파티 합류 및 조력이 없어 싱숭생숭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  <영웅전설2>는 시스템 덕분에 다시는 플레이 하고 싶지 않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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