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 이터널, 영원의 조건.>
항목. 갈래. ARPG. 발매일. 1998년 4월 24일. 부제. Ancient Ys Vanished Omen 발매 기종. PC(WINDOWS), 이후 PSP 등으로 크로니클즈 발매. 필자의 평가 등급. A. 시나리오 : ★★★ 시스템 : ★★★ 그래픽 : ★★★☆ 사운드 : ★★★★☆ 총점 : 3.5
Ⅰ. 들어가며.
<이스>가 발매되어 시리즈가 지속된 지 10주년 가량 되었을 때, <이스>가 리메이크 되어 Eternal이라는 꼬리표를 가지고 세상에 나타났습니다. 여렸을 적 저도 이 작품에 도전해 본적이 있는데, 초원에 나가서부터 몬스터들이 아돌을 한 방에 죽일 수 있었기 때문에 그 길로 “이건 뭐지? ” 라고 하면서 접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영원이라는 것의 의미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겠지요. 아마도 이스 시리즈가 영원히 게이머들에게 사랑받기를 기원하면서 리메이크를 결정하고 또 발매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것의 가치가 영원하게 기억되려면 그만한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이스>시리즈를 명작 시리즈라고 합니다. 물론 게임의 불모지인 우리 나라 같은 곳에 게임을 한글화 하여 발매해 주고 매번 한국을 신경 써 주는 팔컴의 태도에는 정말 감사함을 느낍니다. 애초에 저는 <영웅전설>시리즈나 <이스>시리즈보다는 <파이널 판타지>시리즈를 훨씬 좋아하지만 말입니다. 앞에서 영원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 게임의 격이겠지요. 본래 이터널이라는 부재가 붙은 고대 왕국 이스를 다룬 2작품을 한꺼번에 다루려고 했습니다만, 할 말이 생겨 별개의 글로 작성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스>시리즈도 삐딱하게 평가를 했던 저로서 이터널을 플레이하셨던 분들이 화를 내실수도 있고 반론을 제기하실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비판적인 어조로 글을 쓰겠습니다.
Ⅱ. 시스템.
(1)리메이크를 왜 하는가?
<리메이크의 성공 여부로만 따질 경우 시스템적으로는 미흡했고, 시나리오적으로는 부족한 부분을 보강한 리메이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무기를 공짜로 주는 것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긴 하고, 집안 내부를 추가한 것은 시대를 발맞춰간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그러나 글쌔요. 게임성으로보면 전작과 거의 판박이인 이 작품이 굳이 리메이크작으로 어떤 가치를 가지는 지는 각자의 생각에 따라 다르겠지요. 아마 모든 리메이크작이 이러한 물음을 몇번씩 되새길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개인적으로 일본어가 그다지 목마르지 않던 상황에서 원작을 즐겼기에 한글화에 대한 감동이 없는 것일까요?>
<이스 1>의 10주년 기념작이라고 할 수 있는 본 작품은 원작을 충실하게 리메이크 하는데 성공했습니다만, <이스 5>의 실패 이후, <이스 6>의 등장까지 리메이크만으로 회사를 유지해 나가게 되는 게임회사로서는 안 좋은 시기에 봉착하게 된 뒤 나온 작품입니다. <이스 5>를 리뷰했었지만, 개혁적 시도 속에 매너리즘과 미숙함이 숨어 있었고, 유저들의 외면을 받게 됩니다. 저는 리메이크를 하기 위해서는 리메이크를 할 만한 명분과 또한 리메이크로서 원작을 더욱더 발전시킬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작인 <이스 1>에서 제가 한계점으로 꼽았던 레벨 제도의 개선 같은 것 말입니다. 물론 <이스 1>과 같은 작품은 레벨 10과 그에 따른 성장의 한계라는 특이한 성질을 가지고 있기에 이것을 바꾸어버리면 게임자체의 상징성과 성질을 버릴 수 있는 악점이 되어버렸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스 1>의 레벨 구성 체계를 바꾸어 다암의 탑에서도 최종보스전에 이르러서도 성장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스 이터널>같은 경우에는 원작에서, 그 당시 RPG에 있어서 꼭 필요했던 집 안 내부와 썰렁했던 필드를 보강시키고, 두 여신과의 이벤트 몇 개만 추가한 뒤 발매한 그래픽 보정판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신 영웅전설 1> 조차도 그래픽만을 보정하고 발매한 팔콤이었으니까요. 게임의 느낌이 원작과 거의 흡사한 점은 추억을 찾는 올드 게이머들에게는 반가운 것이었을 겁니다. 애초에 팔콤의 세일즈 포인트 자체가 그것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개선시킬 것은 확실히 개선시키지 못한 채 곁다리 같은 요소들만 몇 가지 추가해서 발매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슬라프에게서 무기를 얻는 것은 좋지만, 게임을 하다보면 돈이야 자연적으로 벌어지는 게임이기에 큰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없고, 그에 비해 필드를 크게 넓힌 것은 게임의 구색은 맞췄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원작과 달리 초원 필드가 너무 넓어 짜증이 났습니다.
(2)작은 배려의 부재와 보스전.
1. 상시(常侍)대시 시스템의 부재.
<모든 게임이 다 그렇겠지만, 이스 이터널의 경우 패턴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거기에 더해 정시에 재빠르게 타격할 수 있는가가 큰 장애물로 작용할 때가 있습니다. 바쥬리온 같은 경우에도 아돌이 어떤 행동을 하면, 바쥬리온은 어떻게 대응한다는 알고리즘만 파악하면 꽤 할만합니다. 다만 바쥬리온 같은 경우에는 맵도 사각형이 아닌 윗부분이 푹 파인 구조라서 도망다니다가 자칫 파인 곳에 들어가면 보스전이 끝나고는 해서 일부러 이렇게 만든건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요그레크스 전도 상당한 순발력이 필요한데 데시가 반드시 키보드 두번을 빠르게 두드리는 거라 대시상태를 유지하려면 손을 때지 말아야 해서 애를 먹었습니다.>
<이스 2 이터널>을 제대로 검토해 보지 못했기에, <이스 6>을 기준으로 말을 하자면, 넓어진 필드의 영향인지, 시스템의 대대적인 변경에 따른 것인지는 몰라도 상시 대시를 따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대시를 하려면 키보드를 2번 빠르게 두드려 주어야 하는데, 2번 두드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키보드를 때면 대시가 아니라 바로 걷기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문제가 있습니다. <이스 이터널>의 경우 공격 수단이 칼로 돌진 밖에 없으므로, 보스의 패턴에 따라 쉬지 않고 뛰어 다녀야 하는데, 손이 꽤 아픕니다. 또한 보스의 패턴을 알지 못하거나, 패턴을 어설프게 아는 경우, 무의식중에 손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원작에는 따로 대시가 없었고 프레임 자체가 부드럽게 움직여지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대시와 걷기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스의 보스 패턴이 다른 게임처럼 변하지 않기는 하지만, 보스의 공격력 자체가 상당하고, 아돌의 데미지 딜링 자체가 크지 않으므로 꽤 조정이 됩니다. 이 게임은 2D 도트 게임이고 도트가 조금만 어긋날 경우 데미지를 입히지 못하는데, 대시가 되지 않아 타격을 하기 위해 돌진했다가 도리어 데미지를 왕창 입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보스 전에는 일정한 리듬이 필요한데, 달리다가 키보드에서 손을 땔 경우 리듬이 흐트러지게 됩니다. 이 점은 <이스 이터널>이 어려운 게임이 되는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상시 대시 설정을 추가하는 약간의 배려만 있었더라면 적어도 <이스 이터널>은 시스템 상으로는 크게 나무랄 데가 없는 게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 보스전.
<달크 팩트 전에서도 역시 상시대시의 문제는 있으나, 이것은 팔컴이 베타테스트를 게을리 했거나, 유저들을 엿먹이려고 하거나, 나름의 게임철학의 문제로 판단해 볼 수 있지만, 패치를 제작한 것으로 봐서 3번쨰 경우는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원작을 해본 저로서는 원작도 토나오게 어려웠습니다. x68000의 방향키 자체가 오른쪽 숫자패드키의 2468이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원작보다 어렵긴 하더군요. 연타를 때릴 정도로 달크 팩트의 이동경로에 대해 손이 익숙해져 있나가 클리어 여부를 가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확실히 아돌의 단일 타격 대미지가 조금만 높았더라도 2-300회를 반복하는 미친 짓은 안해도 되었을 겁니다.
물론 <이스 이터널>의 경우, 상시 대시가 없는 것만이 보스전의 난이도가 높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원작인 <이스 1>조차도 보스전은 욕이 나올 만큼 어려웠습니다. 바쥬리온 같은 경우에는 원작보다 상당히 어려워졌고, 요그레크스와 오므레간과 같은 보스전에서는 원작의 패턴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바쥬리온의 경우 피하다가 순간적으로 보스를 공격해야 되는데, 앞서 설명한 문제 덕분에 실수 한 번 하면 리트라이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또한 달크 팩트의 경우, 원작에서도 상당한 난이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다만 달크 팩트의 공격력이 낮아진 것이 좋은 점이라면 좋은 점입니다. 보스전 덕분에 <이스 이터널>의 경우 Easy patch를 넘어 Very easy patch를 제작하기에 이릅니다. 게임을 제작할 때에는 베타 테스트를 거의 거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유저들에게 난이도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게 제작 되었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지요. 결론적으로 너무 원작 재현에만 신경을 썼고,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시스템이 달라져 보스전까지도 많은 변화를 보였던 <이스 2 이터널>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적어도 보스전에서 포션이라도 사용 가능하도록 변경시켜주었다면 좋았을 겁니다. 분명 달크 팩트전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클리어를 포기하는 사람은 없었겠지요.
Ⅲ. 캐릭터 소개.
(1)아돌 크리스틴.
<중앙이 아돌 크리스틴, 왼쪽이 피나, 오른쪽이 레아 입니다.>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17세의 소년. 에레시아 대륙의 서쪽 에우로페 지역의 작고 한적한 마을에서 태어났으며, 신화나 전설들에 관심을 가져 모험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16살 되던 해에 마을을 떠나 1년 반동안 방랑하던 끝에 프로마록 항구까지 흘러가 에스테리아에 대한 소문을 듣고 폭풍의 결계를 넘어가 그의 인생에 처음 남을 고대왕국 이스에 대한 모험을 시작한다. 이후 셀세타, 페르가나, 산드리아, 카난 제도 등 여러 가지 모험을 하면서 거대한 존재와 계속해서 싸워왔다. 그의 3대 모험으로는 고대왕국 이스, 셀세타의 수해, 알타고의 5대룡이 있다.
(2)피나.
신전의 감옥에 갇혀 있었던 푸른 머리카락의 소녀. 본래 고대왕국 이스의 여신으로서 사람들 위에 군림하였다. <이스 오리진>의 사건에 의해 날개를 잃고 에스테리아에 남았다. 아돌에게 마음을 빼앗긴 여성들은 많았지만, 아돌은 피나만을 사랑하였다. 이후 세계관의 확장과 변형에 따라 여신이 아닌 셀세타에서 파견된 유익인으로 판명 났다.
(3)레아.
미네아 마을 외곽에 서 있던 음유시인. 크레리아로 된 하모니카를 잊어버려 아돌이 이를 찾아주는 이벤트가 있다. 피나와 마찬가지로 쌍둥이 여신 중 한 명. 라도의 탑에 감금되어 있는 것을 아돌이 구해주면서, 레아가 외알 안경을 전해주기도 한다. 은 하모니카가 그렇게 소중한 이유는 <이스 오리진>에 등장한다.
(4)사라 토바.
<이상하게 꼬마로부터 언니라고 불리긴 하는데 노안인 것 같습니다. 사라가 죽지 않았더라도 게임의 진행에는 크게 무리가 없었을텐데요........>
미네아 마을에서 점술사를 하고 있는 여성. 아름다운 용모를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점술사임에도 불구하고 마을의 평판이 꽤 좋았으며, 아돌에게 모험을 할 것을 요청한다. 그러나 그녀의 활동을 막기 위해 달크 팩트가 살해한다.
(5)제바 토바.
제픽 마을에서 사는 노파. 고반의 어머니. 다암의 탑에 가기 전에 이스의 책들을 읽어준다. 또한 신전에서 구해온 피나를 돌보아주기도 한다.
(6)고반 토바.
다암의 탑 앞에서 의적활동을 하고 있는 도적단의 남자. 가난한 이들의 물건을 털지 않았다. 도기의 보스이며, 친척이라 할 수 있는 사라 토바의 죽음에 분노하였다. 제픽 마을 사람들로부터 은을 훔쳐간 주범으로 지목받았다. 이후 다암의 탑의 문을 열어준다.
(7)도기.
<맨날 주인공을 구해주는 상남자 친구라 할 수 있죠. 원작에서도 등장이 좀 뜸금 없기는 했지만요.>
아돌의 몇 되지 않는 친구. 다암의 탑에서 탈출을 못하고 쩔쩔매던 아돌을 벽을 뚫고 들어와 구해준다. 이후의 작품에도 이러한 등장은 클리셰로서 이어졌다.
(8)루터 젬마.
미네아 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면 몽유병에 걸려 필드를 돌아다닌다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초원필드를 돌아다니다 보면 루터 젬마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저는 발견하질 못했습니다. 이후 다암의 탑에서 조력자의 역할로 등장합니다.
Ⅳ. 그래픽과 사운드.
(1)그래픽.
<97년 당시의 컴퓨터 게임 그래픽으로는 아기자기 하고 좋은 수준까지는 됩니다. 세세한 곳에 신경을 어느정도 썼습니다. 다만 마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스 2 이터널 보다는 많이 심심한 그래픽입니다.>
당시로서는 상당한 도트 찍기 신공을 보여줍니다. <이스 2 이터널>처럼 작은 곳 까지 신경 쓰지는 않았지만, 게임의 분위기 연출에 필요한 그래픽 수준으로는 만들어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원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그래픽으로 인하여 출시 당시에는 원작 팬들의 사랑을 받았을 것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2)사운드.
사운드는 몇몇 어레인지가 된 곡을 제외하고는 원작과 거의 같습니다. 원작의 사운드가 다양하고 좋은 편이었기에 리메이크 작도 같습니다.
Ⅴ. 나가며.
물론 제 게임 실력이 부족한 것이 <이스 이터널>에 애먹은 근본적인 원인이겠지요. 패턴을 클리어할 정도로 익히고 나서 3일 만에 달크를 클리어 할 수 있었습니다. 반복적인 도전과, 집중과 초조해하지 않는 마음만 있다면, <이스 4> 바리에이션 들과 같이 일반적인 방법으로 클리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이 때의 팔콤은 리메이크시기로 갈 수 밖에 없었구나. 하고 공감이 왔기 때문에 작은 데에 신경을 써주고 난이도에 대한 고찰까지 있었더라면 원작에 이어 명작 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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