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 5 : 사라진 모래왕국 케핀, 안타까운 도전>
항목. 갈래. ARPG. 원제. 이스 5 : 사라진 모래왕국 케핀. 개발사. FALCOM. 발매일. 1995년 12월 29일. 발매 기종. 슈퍼 패미컴. 필자의 평가등급.
A. 시나리오 : ★★★ 시스템 : ★★☆ 그레픽 : ★★★★☆ 사운드 : ★★★★ 총점 : 3.5
Ⅰ. 들어가며.
<이스 5>는 <이스 6>이 발매되기 이전에 이스 시리즈가 도대체 몇 개정도 나왔나 싶어 이전에 다운 받아서 플레이 해본 적이 있습니다. 일단 게임을 시작하니, 무기나 방어구가 없는 상태였고, 그 때는 히라가나, 가타카나 정도 아는 일본어 실력으로 뭔가 알아들을 수 없었기 때문에 대충 이런 모양의 게임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접었었는데, 그 때도 뭔가 이질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플레이를 해보니 확실히 그간의 이스 시리즈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고, <이스 6>이후의 이스 시리즈와도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클리어 해 본 결과, 다시는 해보기 싫다는 느낌을 상당히 강하게 받았습니다. 사실 <이스 5>는 확장판 개념의 <이스 5 Expert>가 있어 이것도 클리어 해볼까 하고 처음에는 생각 했었습니다. 하지만 추가 던전 하나 때문에 클리어 했던 게임을 곧바로 다시 클리어 하기에도 거부감이 느껴지고, 위에서 말했다시피 다시 해보고 싶지 않은 게임의 범주에 들었기 때문에, 언젠가 마음이 진정된 후 클리어 하여 리뷰를 올릴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스 5>는 유난히 첫머리를 장식할 만한 말이 없군요. 본격적인 리뷰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Ⅱ. 시스템.
(1)휘두르기의 진화.
<횡배기를 하는 칼도 한 자루 있는데, 그건 안 사서 못찍었습니다. 한줄에 스샷을 3개 올리기도 그렇고 해서 ;;>
<이스 5>는 탑뷰 시점에서 휘두르기가 도입된 2번째 작품입니다. 첫 번째 작품은 지난번에 리뷰를 하였던 <이스 2 스페셜>이었는데, <이스 2 스페셜>이 <이스 1>, <이스 2>쪽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다면, <이스 5>의 휘두르기는 <이스 3>와 약간 가까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스 3>에서는 뉴트럴 상태에서의 종배기 누워서 공격할 때의 찌르기가 공격 방식이었는데, <이스 5>에서는 무기마다 횡배기, 종배기, 찌르기의 모션 중 하나를 가지고 있습니다. 별 의미는 없습니다만, 처음 얻는 무기가 종배기를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스 2 스페셜>의 횡배기에 자극을 받지 않았는가? 우스갯소리도 한 번 해볼만 하군요. 다만, <이스 2 스페셜>에서 휘두르는 것과 몸통 박치기를 병행하는 것을 비판했었는데, <이스 5>에서 몸통박치기가 페기 되고 휘두르기만 있자, 손가락이 꽤 아픈 문제점이 있더군요. 칼을 휘두르는 것이 후속작들처럼 경파하지 않고, 답답한 것이 이 게임의 실패를 견인한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합니다.
(2)점프와 고저차 그리고 가드.
1. 점프와 고저차.
<왼쪽 스샷을 보시면, 아돌이 플렛폼을 뛰어 넘어갑니다. 점프는 주로 이럴때 활용이되고, 오른쪽과 같이 고저차가 있는 맵을 뛰어넘을 때도 사용됩니다.>
<이스 3>에 이어 점프 시스템이 도입되었습니다. 이전 작에서는 맴의 고저를 개단이나 아래로 빠지는 함정으로만 표현해 기본적인 미로를 구성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스 5에는 점프가 생겨 <이스 3>처럼 플렛폼의 아래를 뚫어놓는 식의 미로 구성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이것 말고는 쓸모가 크게 없는 것이, 점프를 한다고 해도 무기고유의 모션은 변하지를 않고 그대로이며, 점프 공격 자체의 메리트가 크게 없습니다. <이스 6>처럼 아래로 검을 내려찍는 모션이라도 있었다면 멋있었을 텐데 아마 시대의 한계가 불러온 안타까운 점이 아닐까 합니다. 게다가 몬스터를 점프로 뛰어넘을 수도 없고 공격을 피할 수도 없어, 그냥 그 시간에 돌격해서 몬스터를 공격하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점프가 있으니 고저차도 도입되었습니다. 점프를 통해 더욱 높은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구간이 꽤나 있습니다. 정글에서는 이 고저차 구간을 잘 못발견할 경우 특정한 지역에서 계속 해서 빙글 빙글 돌게 됩니다.
2. 가드.
<일반 몬스터의 직접 공격이나 원거리 공격 모두 막을 수 있고, 이는 보스의 공격도 마찬기지 입니다. 다만 해보니 위에서 찍는 공격이나, 아래에서 튀어나오는 공격 입자 형태의 몬스터의 공격은 못막거나 타이밍이 까다롭더군요.>
슈퍼 페미콤의 Y버튼으로 가드를 할 수 있습니다. 가드를 타이밍에 맞추어 하게 되면 데미지를 받지 않게 되지만, 게임 자체를 하면서 보스전 때 한번 실수해 죽은 적 말고는 죽은 적이 없으므로, 역시 무용지물인 시스템입니다.
(3)연금술과 마법.
1. 연금술.
<연금술은 일단 필요한 만큼의 원소를 얻고, 연금한 뒤 무기에 장착하는 것으로 이루어 집니다.>
게임의 무대가 에우로페 대륙에서 아프로카 대륙으로 옮겨 감으로 인해 새로이 도입된 시스템입니다. 불, 물, 땅, 바람, 빛, 어둠의 각 원소(엘리멘탈)을 각지에서 모아 연금술사에게 가져가면, 3가지 원소를 융합해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마법석 만드는 것입니다. 각 원소들에 경우 처음에는 사람들에게서 하나씩 얻는 것도 있지만, 던전이나 필드를 돌다보면 지나가다 얻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마을에서도 잘 뒤져보면 하나씩 얻습니다. 다만 보물 상자에 든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표시도 없으므로, 클리어만을 위해 최단루트를 고집하시다가는 원소 몇 개를 놓칠 수가 있습니다. 저도 다 모으지는 못했습니다.
2. 마법.
<사각형 표시가 된 부분을 100이 될때까지 슈퍼패미컴의 R버튼을 꾹 눌러줘야합니다. 실기라면 패드의 전면부에 R버튼이 있기 때문에 누르기가 간편하나, 키보드라면 힘들죠. 전체마법은 다른 것도 다 저런 원형의 이펙트가 점점 커져가면서 점멸하는 방식으로 상용됩니다. 멋도 없구, 사실상 쓸모가 없죠. 특히 보스전에서는 사용을 못하니까요.>
이렇게 얻어진 마법석을 무기에 장착할 경우, 마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법은 개인 마법과 전체마법으로 나뉘는데, 그 종류가 이전 시리즈에 비해 상당히 많으며, 그 효과가 제대로 설명되어 있지 않아 무엇을 조합해야 할 지 잘 모릅니다. 저는 처음 얻는 마법인 아발란치 록과 불의 전체 마법인 컨버전을 제외하곤 거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다른 시리즈보다 현저하게 죽는 경우가 없으므로, 마법 자체가 쓸모가 없습니다. 기존의 버프 효과를 주는 링 시리즈도 건재하구요. 또한 마법을 사용하려면 R버튼을 유지해 기(?) 수치를 100으로 만들어 줄 필요가 있어 상당히 손도 아프고 사용하기 불편했습니다. 물론 실제 페드를 사용한다면 손의 아픔은 덜 했겠지만요. 그런데 저는 고전 이스 시리즈에서는 만랩을 찍어야 직성이 풀렸기 때문에, 참상이 벌어졌습니다.
3. 물리 경험치와 마법 경험치의 분리.
<물리 경험치와 마법 경험치를 분리해 놓은 잘못된 선택으로, 당시에도 비난을 상당히 들었을 거 같아요. 본레 이 게임은 이런것 저런것 신경 쓰지 않고 플레이에만 집중할 경우에 8시간이면 클리어가 가능합니다만, 노가다를 저렇게 만랩까지 마치고나면 플레이시간이 25시간은 됩니다. 이스 오리진을 EASY 모드로 했을 때 한번 클리어 하는 것 보다 오래걸려요. 노가다를 하기위해서 다른 몬스터의 공격이 들지 않는 자리에서 아바란치 록만을 난사한 것이 오른쪽의 스크린 샷입니다. 이것만 한 2시간 했나 그럴거에요.>
경험치가 물리 경험치와 마법 경험치의 분리되어 있어서 이 게임을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일단 최종적으로 올려야 하는 경험치는 999999로 두 경험치 다 동일한데, 물리 공격만으로도 충분히 클리어 할 수 있도록 게임이 디자인 되어 있고, 영창 시간이 없어 사용하기 간편한 아바란치 록의 경우 몬스터들이 잘 맞아주질 않아 2방 3방 연달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꽤나 사냥이 짜증납니다.
그렇다고 전체 마법을 사용하자니 영창시간이 길고, 화면 내에 적이 많아봐야 3마리이기 때문에, 효율성이 극히 떨어집니다. 결국은 만랩을 보기 위해서는 노가다 밖에 없는데, 시간이 상당히 걸리기 때문에 마법 레벨 노가다를 할 때는 아예 에뮬레이터의 가속 기능을 활용해서 300%정도의 속도로 맞추어 놓고 전체마법을 난사했습니다.
여담이지만 이 게임은 꽤 레벨 체계가 이상해서 25가 만랩인지 24가 만랩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24까지 레벨을 무사히 올린 뒤 어느 시점에 상태 창을 살펴보니 레벨이 25가 되어 있더군요.
Ⅲ. 시나리오.
<사실 스토리라인 자체는 고대 문명 등을 연관시켜, 이를 돌파하고 조력자인 여성에게 플레그를 꽃는다는 것은 별 변함이 없습니다만, 스토리가 약간 복잡해 졌고, 저는 아직도 스토커에 대한 것은 명확하게 알지 못하겠습니다. 빛의 결정에 관련된 팔찌에 잠든 케핀 인이라는 것은 알겠습니다만......, 그 외에 리제 왕녀의 심판의 방에 반발하는 레지스탕스 이름이 파르티잔이라던가 하는 좀 섬뜩한 이스터 에그가 있네요.>
산드리아의 부호인 도만이 사막화가 되어가고 있는 근방을 되살린다며, 사라진 연금술의 도시 케핀을 부활시켜야 하기 때문에 그것을 봉인하고 있는 결정을 찾아오라는 의뢰를 내거는 것으로 게임은 시작합니다. 전통적인 이스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6개의 결정을 모으는 데에 게임의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나마 다른 시리즈와 다른 점이라면 결정을 모은 뒤에도 게임이 꽤 볼륨이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스 6의 배경은 이스 5의 3년 뒤입니다. 5년 기다리라고 하더니, 꼬마 아가씨에서 말만한 쳐녀가 되어 있는 테라......, 잠들어 있는 피냐나 공식 첩 리리아가 저 이야기를 들었다면 아돌을 달리봤을거 같아요. 하긴 리리아도 아돌을 처음 만났을 때는 서로 소년 소녀였으니......,>
나름 예견된 반전도 있고, 라이벌 캐릭터도 여성인데다, 위악자였던 체스터와 반대되게 이번에는 위선자적인 케릭터로서 등장한 리제 또한 꽤 역할을 잘 해내주어 국지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스>시리즈로서는 나쁘지 않은 시나라오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블 일가의 어머니인 알가와 두 아들, 감초와 같은 테라가 있어 게임 하다가도 웃을 수 있었네요. 연금술이 등장하는 지라 현자의 돌과 클론 같은 것도 등장하구요.
다만 예견된 반전의 탓이었을까요? 최종보스가 너무 뜬금없이 등장하였고, 그 전까지 이벤트가 지속되는 바람에 <이스>시리즈가 가지고 시나리오의 있는 민활함이라는 측면은 많이 사라진 것 같아 보이더군요. 게다가 매 시리즈에 등장하던 아돌의 친우 도기가 벽을 깨고 등장하지 않는 최초의 시리즈이기도 하니 좀 욕먹을 만도 했습니다......., ^^;;
Ⅳ. 그래픽과 사운드.
(1)그래픽.
<무엇보다도 성검전설은 2단배기까지는 되던데, 왜 이스는 베기 모션이 하나밖에 없나구요? 케릭터 모델링이 3등신이 되었고, 배경 그래픽은 정말 슈퍼페미컴의 황혼기라 절정이에요.>
동시대의 <성검전설3>보다는 확실히 부족합니다. 같은 3등신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이스 5>가 약간 가는 캐릭터 모델링을 보여준다면, <성검전설3> 같은 경우에는 아기자기하게 정도(正道)를 잘 지켰다고나 할까요? 무튼, 슈퍼패미콤이라는 하드웨어의 황혼기에 나온 작품이니 만큼 극한에 달하는 그래픽을 보여 주는 것은 맞습니다. <이스 5>는 특히 명암의 조절이나 색감 선택이 잘된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 선착장에서 내릴 때 입체감에 놀랐었고, 초원의 산뜻한 느낌이나, 정글의 울창한 숲이라는 것을 표현한, 시야를 가리는 나뭇잎 사막의 날리는 모래바람 등 그래픽 표현도 상당히 잘되어 있습니다.
(2)사운드.
사운드는 역시 JDK에서 담당하여 정말 좋기는 하지만, 오케스트라 형식의 곡들이 상당히 많아 중후한 느낌을 주기에, 이스 시리즈 특유의 박진감 있는 느낌을 죽여 버렸습니다. 안 그래도 낯선 게임 배경인데,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경쾌함이 시스템적으로도 사라졌고, 배경음악으로도 이를 상쇄하지 못했으니, 분위기가 우중충할 수밖에요. <파이널 판타지>와 이스 시리즈는 다릅니다.
Ⅴ. 나가며.
<이스 4>가 두 개의 작품이나 있어 낯설었던 것처럼, <이스 5>도 팔콤 정식 리메이크는 나오지 않았으니, 케핀이 아돌의 모험에 의해 봉인에서 풀려났던 것처럼 <이스 5>도 일신된 시스템과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와 사랑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솔직히 <이스 6>과 <이스 7>에 끼친 영향이 꽤 많습니다. 일단 이번 작품부터 인터페이스를 일신하기도 했고, 가드 시스템을 첫도입하기도 했구요. 시대를 잘못만난 비운의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 실패가 후에 <이스 6>과 <이스 7>이라는 양작을 낳았으니, 다 된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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